"내 돈이 녹아내리고 있다…정부가 주식시장을 외국인 놀이터로 만들어" 증시 폭락에 책임론 대두
사상 초유 '증시 패닉'에 비판 봇물
레버리지가 시장 왜곡…정부 책임론 제기
국내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초유의 대폭락장을 연출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상품을 허용한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 증시 변동성을 극대화했다는 지적과 책임론이 분출하는 양상이다.
코스피 5600선 붕괴…사상 첫 연이틀 서킷브레이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360.42포인트(5.98%) 급락한 5663.2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는 오전 10시55분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장중 한때 5262선까지 곤두박질치다 오후 12시32분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간 거래가 완전히 정지됐다. 장 막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일부 회복했으나, 코스피는 이번 주 들어서만 15%가 넘는 기록적인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날 7.72%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43.17포인트(6.12%) 내린 662.6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 역시 오후 12시19분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매매가 일시 중단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두 거대 시장에서 2거래일 연속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동반 발동된 것은 국내 자본시장 개장 이래 사상 처음이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때 발동되는 시장 냉각 장치다.
개미 성토…정부 책임론도 제기
증시가 궤멸적 수준으로 붕괴하자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막대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은행원 A씨는 "2억원으로 시작해 자산을 5억5000만원까지 불렸다"며 "이후 반도체 저평가 판단에 신용융자와 2배 레버리지 상품을 활용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7억원을 집중 투자했다가 한 달 만에 평가금액이 2억20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5억원 이상이 순식간에 사라져 마음이 너무 괴롭다"고 했다.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대출을 동원해 SK하이닉스 및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은 B씨 역시 "남은 금액마저 마이너스 통장 돈이라 정리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며 한탄했다.
정부의 미흡한 대응과 정책적 실책을 향한 직접적인 비판도 이어졌다. 배우 한정수는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사실상 전쟁이나 천재지변 이상의 상황인데 정부는 구경만? 미쳤나"라며 "정부가 5월 느닷없이 2배 레버리지를 시작해 주식시장을 외국인들의 놀이터로 만들어 놓고 나 몰라라 외면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내 돈이 녹아내리고 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놔야 한다", "개미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등 공감 댓글이 이어졌다.
당국 '뒷북 대응' 지적 속 사과
시장의 분노가 정부 책임론으로 번진 데에는 지난 5월 금융당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국내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ETN 거래를 허용한 조치가 있다. 기초자산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초고위험 상품이 대거 출시되면서, 주가 하락 시 손실과 매도 압력을 동반 폭증시켜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왜곡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투자자 예탁금 요건을 강화하는 등 수습에 나섰으나, 시장이 붕괴한 이후 나온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 뒷북 대책이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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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부분에 대해 매우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위원장은 "시장 안정을 위한 보완 조치에 총력을 기울여 신속히 시행하고,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시장 안정 조치도 과감하게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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