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하자 배달료 차감 통보했다 철회
누리꾼 "입주민이 직접 내려와 받아라"

배달 기사에게 헬멧을 벗게 하거나 개인정보를 작성하도록 요구하고, 일반 승강기 대신 화물용 승강기를 이용하게 하는 일부 아파트의 출입 통제로 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입주민 안전과 보안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과 특정 직업군을 잠재적 범죄자처럼 취급하는 차별적 관행이라는 비판이 맞서고 있다.

배달기사에게 헬멧을 벗게 하거나 개인정보를 작성하도록 요구하고, 일반 승강기 대신 화물용 승강기를 이용하게 하는 일부 아파트의 출입 통제로 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기사에게 헬멧을 벗게 하거나 개인정보를 작성하도록 요구하고, 일반 승강기 대신 화물용 승강기를 이용하게 하는 일부 아파트의 출입 통제로 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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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연합뉴스는 최근 일부 배달 기사 사이에서는 과도한 출입 절차를 적용하는 아파트를 인기 만화 '원피스' 속 특권계급에 빗대 '천룡인 아파트'라고 부르며 기피 현상이 일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해당 아파트들을 표시한 지도까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논란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천룡인 아파트'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촬영한 영상이었다. 배달 기사 A씨는 음식을 전달하기 위해 아파트에 들어가려다 보안 관계자로부터 헬멧을 벗고 출입 명부에 개인정보를 작성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A씨가 이를 거부하자 출입이 제한됐고, 주문자에게 직접 내려와 음식을 받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아파트들을 표시한 지도까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논란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SNS 갈무리

해당 아파트들을 표시한 지도까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논란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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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A씨는 배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달료가 차감될 수 있다는 안내까지 받았다. A씨가 "배달 기사의 개인정보와 인권도 보호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나서야 배달료 차감 조치는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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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은 "배달은 집 앞까지 시키면서 기사는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다", "외부인 출입이 걱정되면 입주민이 로비로 내려와 받아야 한다", "보안을 이유로 특정 직업군에만 과도한 절차를 요구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공동주택 특성상 방문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수락률·실적 탓에 주문 거절도 어려워

일각서는 배달을 거절하면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기사들은 현실적으로 주문을 선별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주문 수락률과 운행 실적 등이 배차와 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특정 아파트 주문을 반복적으로 거부하면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의 주문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더유니온은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에 아파트의 차별적 출입 조치와 관련한 진정을 제기했지만, 현장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라이더유니온은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에 아파트의 차별적 출입 조치와 관련한 진정을 제기했지만, 현장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강진형 기자

라이더유니온은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에 아파트의 차별적 출입 조치와 관련한 진정을 제기했지만, 현장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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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아파트에서 개인정보와 연락처를 요구하더라도 라이더 개인이 현장에서 대응하기는 어렵다"며 "플랫폼 사가 주문 접수 단계에서 출입 절차를 사전에 안내하고, 과도한 요구나 분쟁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중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관리 주체들은 입주민 안전과 범죄 예방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관계자는 "입주민 안전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일정 부분 통제하고 있다"며 "배달 기사도 예외 없이 방문자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분증 육안 확인 넘어 사본·주민등록번호 요구하면 위법 소지

다만 법조계에서는 출입 목적을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필요 이상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면 위법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희봉 로피드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연합뉴스에 "신분증을 맨눈으로 확인하는 것과 사본을 보관하거나 주민등록번호를 적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개인정보 제공을 거부하면 배달할 수 없는 구조라면 서면 동의를 받았더라도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동의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서는 배달을 거절하면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기사들은 현실적으로 주문을 선별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주문 수락률과 운행 실적 등이 배차와 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특정 아파트 주문을 반복적으로 거부하면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의 주문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민 기자

일각서는 배달을 거절하면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기사들은 현실적으로 주문을 선별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주문 수락률과 운행 실적 등이 배차와 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특정 아파트 주문을 반복적으로 거부하면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의 주문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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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관련한 논란이 커지자 배달 플랫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라이더가 현장에서 부당한 상황에 놓였을 경우 법률·심리 상담과 산재보험 안내 등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없도록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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