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알라부가 스타트' 프로그램서
77개국 18~22세 여성 모집 진행
홍보와 달리 드론 조립 라인 투입
"인신매매 의심" vs "근거 없다"

러시아가 남아메리카 젊은 여성들을 모집해 자국 내 군용 드론 조립 공장에 투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러시아 드론 엑스포의 드론 모습으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TASS연합뉴스

러시아 드론 엑스포의 드론 모습으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TAS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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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프랑스 일간 르 몽드를 인용해 "러시아가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의 드론 생산 기지에 남미 출신 여성 인력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집 창구는 '알라부가 스타트'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으로, 웹사이트에서는 '선발된 외국인에게 호텔과 운전, 물류 등 7개 분야의 직업 훈련과 교육을 제공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지원 자격은 18∼22세 여성으로 제한되며, 모집망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까지 77개국에 걸쳐 있다.


프로그램은 최소 2년 단위로 운영되며 안정적인 생활과 사회 보장, 정식 급여 등을 내걸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 도착한 남미 여성들이 맡는 업무는 소개 내용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실제로 투입된 곳은 러시아가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토대로 개발한 게란(Geran) 드론 조립 라인이었다.

타타르스탄 옐라부가 지구의 '알라부가 경제특구'는 지난 2022년부터 러시아 내 샤헤드형 드론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인력난이 이어지고 서방의 제재가 쌓였지만, 이곳의 드론 생산량은 2024년을 지나며 오히려 늘어났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장거리 드론 6만대와 유인용 미끼 드론 5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러한 드론 개발에 남미 여성들의 저임금 노동력이 동원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남미 모집은 지난 2024년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창구가 남미 13개국에서 등장했고,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콘텐츠와 현지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이 동원되기도 했다.


러시아의 해외 청년 직업 훈련 주선 프로그램 '알라부가 스타트'. 공식 홈페이지

러시아의 해외 청년 직업 훈련 주선 프로그램 '알라부가 스타트'.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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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도 지난 1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드론 생산을 위해 저임금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가 꼽은 문제는 네 가지다. 여성 노동자를 상시 감시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게 하며, 임금을 제때 주지 않고, 이탈을 시도하면 여권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앞서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프리카 출신 노동자들은 SNS를 통해 과도한 근무 일정과 유해 화학물질 노출, 이동 제약 등을 겪었다고 밝혔다.


다만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지난해 8월 성명을 내고 "근거 없는 주장을 토대로 러시아를 인신매매와 착취로 몰아붙였다"고 반박했다. '알라부가 스타트' 측은 모집 과정의 기만과 열악한 근무 여건 의혹 등을 부인했으나, 일부 참여자가 드론 제작에 관여한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았다.


한편 러시아의 남미 인력 모집은 산업 노동력에 그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전투원 모집도 병행되고 있으며, 올해 돈바스 전선에 파병된 쿠바인은 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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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전문 기관 IBI컨설턴트의 더글러스 파라 대표는 "러시아는 소련 영향권에 속했던 국가들이 자국의 인접국이며, 통제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며 "미국과 맞서기 위해서는 미국의 인접국, 즉 라틴아메리카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남미 정치권의 양극단에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이념적 투영 능력"이라고 평가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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