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후 첫 3인 동일 방향 반대
워시 "필요하면 행동 주저 않을 것"
AI 투자·에너지 충격 물가 파급 놓고 격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다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3명이 0.25%포인트 인상을 요구하며 반대표를 던지면서, 5년 넘게 목표치를 웃돈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한다는 Fed 내부의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Fed는 7월 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과 3월, 4월, 6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케빈 워시 Fed 의장. AP연합뉴스

케빈 워시 Fed 의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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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은 9대3으로 이뤄졌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Fed 성명은 이들이 "이번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선호했다"고 밝혔다.

위원 3명이 같은 방향으로 통화정책 결정에 반대한 것은 201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Fed가 실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매파적 목소리가 이전보다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성명 내용은 지난달과 거의 같았다. Fed는 "중동 분쟁에 일부 기인한 높은 불확실성에도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생산성 증가와 자본투자는 강하고, 고용 증가는 노동력 증가 속도에 보조를 맞추고 있으며 실업률도 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은 Fed의 목표인 2%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에너지를 포함한 일부 부문의 가격 상승을 촉발한 공급 충격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Fed는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는 문구로 성명을 마무리했다.


워시 "지켜보는 대기 아닌, 면밀한 검토의 시기"

케빈 워시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날 동결 결정을 단순한 '일시 정지'로 해석하는 데 선을 그었다. 현재 상황을 "지켜보며 기다리는 시기(watchful waiting)가 아니라 면밀하게 생각하는 시기(watchful thinking)"라고 표현했다.


Fed, 금리 5회 연속 동결…매파 3명 반발에 9월 인상 가능성 ↑(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워시 의장은 금융시장 금리가 이미 상승해 긴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동결만으로 Fed의 정책 기조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 것이 동결 결정에 큰 영향을 줬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별로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어떤 하나의 지표를 구실이나 정당화 수단으로 삼지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지표의 추세"라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물가 상승률이 5년 넘게 목표를 웃돌고 있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Fed가 2%보다 다소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존재했다"며 "위원회가 정의하는 물가 안정은 2%이며 우리는 이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전망 기간 내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지속한다면 금리는 해법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며 "필요하고 적절한 경우 행동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I 투자 붐, 성장 동력이자 물가 변수

Fed, 금리 5회 연속 동결…매파 3명 반발에 9월 인상 가능성 ↑(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워시 의장은 미국 경제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기업투자 확대를 꼽았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첨단 장비와 소프트웨어 투자가 최근 4개 분기 동안 약 20% 증가하며 제조업 생산과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AI 투자 붐이 Fed의 정책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설비 투자가 생산성을 높여 경제의 공급 능력을 확대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 관련 AI 인프라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워시 의장은 "기업의 자본투자 붐은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 관련 AI 인프라의 가격을 높이고 있다"며 "이런 가격 변화가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의 일부인지, 아니면 눈에 잘 띄는 특정 분야의 현상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FOMC에서도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혼란과 군사 충돌, 에너지 공급 차질, 관세 인상, AI 투자 급증 등 최근 수년간 발생한 일련의 충격이 물가와 성장, 고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놓고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공급 충격을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무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이런 충격이 경제 전반의 가격으로 확산하고 있는지 이해하려 한다"며 "충격이 정책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9월 인상 가능성 주목

시장에서는 Fed 내부의 인상론이 예상보다 강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최근 CPI가 완만하게 나오면서 7월 인상 압력은 다소 낮아졌지만, 중동 지역의 교전 재확대로 에너지 가격이 반등하면서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다.


Fed는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올해 말까지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도 최근 물가 개선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동결에 찬성했다.


다음 FOMC 회의는 오는 9월15~16일 열린다. 그 전에 두 차례의 물가 지표가 발표될 예정인 만큼 향후 두 달간의 인플레이션 흐름이 금리 인상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워시 의장은 시장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의 100% 반영하고 있다는 질문에 "시장 가격에 구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은 유용한 정보원이지만 결정적이거나 완벽한 정보원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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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가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했지만, 3명의 인상 소수의견과 워시 의장의 물가 안정 의지를 고려하면 정책 논의의 무게중심은 이미 추가 긴축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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