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 장기화 우려 반영
워시 "필요시 행동 주저 안 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케빈 워시 Fed 의장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구체적인 신호를 주지 않은 가운데, 시장이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추가 긴축 가능성을 동시에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방준비제도(Fed). 로이터연합뉴스

연방준비제도(Fed).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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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후 3시34분께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보다 0.10%포인트 오른 5.21%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전장보다 0.07%포인트 이상 오른 4.67%대를 나타냈다. 반면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4.24%를 기록했다.


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시장의 예상에 부합한 결정이었지만,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등 3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요구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같은 방향으로 3명의 위원이 정책 결정에 반대한 것은 201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Fed 내부에서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워시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Fed가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사전 신호를 제공하지는 않겠지만, 물가 안정에 필요한 조치에는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위원회가 지속적인 전망과 논평을 내놓기를 바라는 수요가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우리는 시장이 경제 상황 변화에 직접적이고 여과 없이 반응하는 모습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의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필요하고 적절한 경우 행동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은 시장이 이날 동결 결정을 완화적인 신호로만 받아들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Fed가 당장 금리를 올리지는 않았지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강해질 경우 오는 9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물가 지표는 일부 안도감을 줬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휘발유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0.4% 떨어졌다. 그러나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해지면서 최근 몇 주 동안 휘발유와 에너지 가격이 반등해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다.


장기물과 단기물 금리의 엇갈린 움직임도 주목된다. 2년물 금리 하락은 Fed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은 점을 반영한 반면, 10년물과 30년물 금리의 상승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리 템플먼 뮤추얼오브아메리카캐피털매니지먼트 경제·채권 리서치 부사장은 "지금부터 9월 회의 사이에 흥미로운 경제 지표들이 발표될 것"이라며 "9월에도 Fed가 지금과 반드시 같은 입장에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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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FOMC 회의는 오는 9월15~16일 열린다. 그 전에 발표될 물가와 고용 지표가 Fed의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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