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후 첫 3인 동일 방향 반대
중동발 에너지·AI 투자에 물가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다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3명이 0.25%포인트 인상을 요구하며 반대표를 던지면서, 5년 넘게 목표치를 웃돌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한다는 내부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케빈 워시 Fed 의장 후보자_AP연합뉴스

케빈 워시 Fed 의장 후보자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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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이날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정은 9대3으로 이뤄졌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Fed는 성명에서 이들이 "이번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선호했다"고 밝혔다. 위원 3명이 동시에 정책에 반대한 것은 201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이언 린젠 BMO캐피털마켓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목소리를 높이는 매파들이 존재하는 위원회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앞서 케빈 워시 의장은 향후 정책 경로를 미리 제시하는 데 치중하기보다 어떤 조건에서 정책을 바꿀지를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 성명은 향후 금리 방향이나 구체적인 정책 조건을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에너지·AI가 밀어올린 물가…Fed 내부 인상론 확산

성명 내용은 지난달과 거의 동일했다. Fed는 "중동 분쟁에 일부 기인한 높은 불확실성에도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생산성 증가와 자본 투자는 강하고, 고용 증가는 노동력 증가 속도에 보조를 맞추고 있으며 실업률도 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Fed의 목표인 2%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에너지를 포함한 일부 부문의 가격 상승을 촉발한 공급 충격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Fed는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는 문구로 성명을 마무리했다.


시장에서는 Fed 내부의 인상론이 예상보다 강했다는 데 주목했다. 케이 헤이그 골드만삭스자산운용 글로벌 채권·유동성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 물가 지표가 완만했음에도 연준이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동 지역의 교전 재확대도 위원회의 매파적 기류를 강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Fed, 9대3으로 금리 동결…9월 인상론 확산 원본보기 아이콘

금리 인상을 주장한 위원들은 높은 물가가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뚜렷하게 둔화하고 있다는 증거도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물가 압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이란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도 Fed 내부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설비에 수천억달러가 투입되면서 경제의 공급 능력을 넘어서는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 인상이 관세나 국제유가 상승을 직접 해결할 수는 없지만, 다른 부문의 수요를 억제해 공급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게 인상론자들의 논리다.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위원들은 현재의 금리 수준이 견조한 미국 경제와 높은 인플레이션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Fed가 금리를 내릴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올해 물가가 높게 유지되면서, 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실질금리가 낮아져 통화정책의 긴축 효과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도 최근 물가 개선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동결에 찬성했다. 반면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현재의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낮추기에 적절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해 왔다.


Fed 성명에서 신호 아껴…시장은 9월 인상 가능성 주목

Fed는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올해 말까지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시장에서도 이번 동결은 대체로 예상됐지만, 회의 전 금리 인상 가능성도 약 3분의 1 수준까지 반영됐다. 오는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지만, 이번 성명은 이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제공하지 않았다.


다음 FOMC 회의는 오는 9월15~16일 열린다. 그 전에 두 차례의 물가 지표가 발표되는 만큼 향후 두 달간의 인플레이션 흐름이 금리 인상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Fed가 금리를 동결했지만 가계와 기업이 체감하는 차입 비용이 조만간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기준금리는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등 단기 금리에 직접 영향을 주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장기 국채금리를 따라간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에 따르면 지난주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76%로 약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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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면 트럼프 행정부와 Fed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워시 의장을 "환상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다른 연준 위원들에 대해서는 "나쁜 의도"와 정치적 동기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워시 의장이 금리 인상을 원하지 않지만 매파적인 위원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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