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장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열풍이 불고 있다. 딥시크의 R1, 알리바바의 큐원(Qwen), 지푸 AI의 GLM, 문샷의 키미 등의 중국산 AI가 주인공이다.
저렴한 비용은 압도적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RAND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최상위 AI 모델들은 미국 동급 모델 대비 최대 6분의 1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오픈라우터도 특정 과업 수행 시 미국 모델보다 최대 90%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에서도 '대륙의 실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출시된 키미 K3 벤치마크 평가에서 미국 최상위 모델인 Claude Opus 및 GPT 계열 모델과 동등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성능을 기록하며 '성능이 떨어진다'는 선입견을 깨뜨렸다.
여기에 오픈소스(Open-Weight) 전략이 힘을 보탰다. OpenAI나 앤스로픽 같은 미국 폐쇄형 모델의 가격 인상과 종속(Vendor Lock-in) 리스크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두뇌 가중치를 무료로 공개한 중국산 오픈소스 AI에 눈을 돌린 것이다. 자본주의 시장의 거대 원리인 '가격의 법칙' 앞에 사회주의 국가 중국이 만든 AI가 시장을 흔드는 아이러니가 펼쳐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정책 자문 보고서 등에 따르면 미국 AI 스타트업의 약 80%가 최소 1개 이상의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을 시스템에 통합해 사용 중이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AI 개발 시 오픈소스 채택 비율은 58.82%로 주요국 중 1위다. 글로벌 개발 플랫폼 허깅페이스에서 중국산 오픈소스의 다운로드 점유율(17.1%)이 미국(15.8%)을 앞지른 상황을 고려할 때 국내 기술 생태계에도 중국 AI의 침투가 깊숙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가성비 유혹 뒤에 숨은 '보안과 규제의 덫'을 직시해야 한다. 미국(국방수권법 NDAA 등)과 연방 기관, 유럽연합(EU) 등은 국방·공공·핵심 인프라 분야에서 중국산 AI 기술 채택을 강력히 제재하고 있다. 중국산 AI를 함부로 백엔드에 이식했다가 글로벌 수출 길이 막힐 수 있다는 뜻이다.
보안과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하다. 외부 클라우드 API 형태 활용 시 중국 국가정보법에 따라 데이터가 유출될 위험이 존재하며, 사내 서버에 직접 설치해 쓰더라도 가드레일 취약성이나 정치적 편향성 검증은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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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AI 활용에 대한 주도적인 위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가성비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무분별하게 AI를 이식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보안·컴플라이언스 리터러시를 갖춘 내재화 기준을 먼저 확립해야 한다. 정부도 단순히 계도에 나설 것이 아니라 AI 보안 지침이 민간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K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의 대체 생태계를 정교하게 키워내야 한다. 덫에 빠지지 않는 현명함이야말로 AI 대전환기에서 주도권을 지키는 유일한 열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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