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작 네 편 모두 흥행
'왕과 사는 남자' 역대 매출액 1위

한국영화가 올해 상반기 극장가 회복을 이끌었다. 흥행작이 잇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침체했던 관객을 극장으로 다시 불러들인 반면, 외국영화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부진으로 존재감이 약화됐다. 여기에 IMAX·돌비시네마 등 특별관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극장 수익 구조도 프리미엄 관람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 컷.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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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영화진흥위원회의 '2026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전체 영화 매출액은 5790억원, 관객 수는 570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1.9%, 34.2% 증가했다.

시장 반등의 중심에는 한국영화가 있었다. 한국영화 매출액은 3702억원, 관객 수는 3737만명으로 각각 81.7%, 74.9% 늘며 코로나19 이후 상반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는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상반기 평균의 94.2% 수준까지 회복했고, 시장 점유율도 63.9%로 전년보다 14%포인트 확대됐다.


흥행 성적도 한국영화가 압도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매출액 1631억원으로 역대 박스오피스 매출 1위에 올랐고, 관객 수도 1691만명으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군체'(605억원), '살목지'(333억원)가 뒤를 이으며 상반기 흥행 상위권을 한국영화가 사실상 휩쓸었다. 특히 세 작품을 모두 배급한 쇼박스는 상반기 배급사 매출 점유율 48.6%(2814억원)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쇼박스가 이끈 상반기 극장가, 매출 41.9%↑(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월별로도 한국영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왕과 사는 남자 개봉 효과로 2월 한국영화 매출 점유율은 90.1%까지 치솟았고, 3월 점유율도 74.5%로 집계 이후 3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 연휴 기간 극장 매출은 278억원으로 2021년 이후 최대를 기록하며 관객 회복세를 뒷받침했다.


반면 외국영화는 관객 감소세가 이어졌다. 관객 수는 1968만명으로 지난해보다 6.9% 줄었고, 일본영화는 매출과 관객 모두 30% 이상 감소했다. 미국영화 역시 관객은 줄었지만 '프로젝트 헤일메리' '아바타: 불과 재' 등 특별관 수요가 높은 작품의 흥행으로 매출은 소폭 증가했다. 평균 관람료 상승과 특별관 매출 확대가 관객 감소를 일정 부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극장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특별관 성장도 눈에 띄었다. IMAX와 돌비시네마 등을 포함한 특별관 매출은 45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6.3% 증가해 전체 매출의 7.9%를 차지했다. 팬데믹 이전보다 비중이 크게 높아진 수치다. 특히 돌비시네마 매출은 전년 대비 133.5% 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IMAX는 특별관 매출의 42.5%를 차지하며 규모 면에서 우위를 유지했다. 평균 영화 관람료도 1만150원으로 551원 오르면서 프리미엄 관람이 극장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영화 '군체' 스틸 컷.

영화 '군체'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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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여전했다. 서울·경기 지역 매출 비중은 전체의 53.4%를 차지했지만 증가율은 지방이 앞섰다. 강원도는 매출 증가율 60.3%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고, 충북은 관객 증가율이 52.8%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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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영화진흥위원회 정책개발팀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특별관이 극장의 차별화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매출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시장 지배력이 점차 약화하는 흐름 속에서 외국영화 시장의 흥행 정체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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