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탐침단층현미경으로 공룡 생전 정보와 화석화 흔적 첫 구분
먹이·서식지·이동 경로 복원 정확도 높여…고생물 연구 새 길 열어

공룡은 무엇을 먹고 어디에서 살았을까. 국내 연구진이 1억1800만년 전 공룡 이빨을 원자 단위로 분석해 공룡의 식생활과 서식지, 이동 경로를 보다 정확하게 복원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법을 제시했다.


고려대학교는 김세호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이성진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 박사, 장규선 독일 막스플랑크 친환경소재연구소 박사와 공동으로 백악기 육식공룡인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의 이빨 화석을 원자 단위에서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경남 하동 주지섬에서 발굴된 약 1억 1800만년 전 백악기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류 공룡 이빨을 원자탐침단층현미경(APT)으로 분석한 결과. 법랑질 안에서 공룡이 살아 있을 당시의 화학적 정보가 보존된 영역과 화석화 과정에서 변질된 영역을 원자 수준에서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 제공

경남 하동 주지섬에서 발굴된 약 1억 1800만년 전 백악기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류 공룡 이빨을 원자탐침단층현미경(APT)으로 분석한 결과. 법랑질 안에서 공룡이 살아 있을 당시의 화학적 정보가 보존된 영역과 화석화 과정에서 변질된 영역을 원자 수준에서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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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이빨에는 생전에 먹었던 음식과 마신 물, 생활했던 지역의 흔적이 동위원소 형태로 남아 있다. 탄소와 질소는 먹이와 먹이사슬 위치를, 스트론튬은 서식지와 이동 경로를 추정하는 단서가 된다. 그러나 화석이 수천만 년 동안 땅속에 묻히는 과정에서 지하수와 광물 성분이 스며들어 원래 정보와 뒤섞이는 것이 문제였다.

연구진은 원자 하나하나의 위치와 성분을 분석하는 원자탐침단층현미경(APT)을 이용해 경남 하동 주지섬 하산동층에서 발견된 약 1억1800만 년 전 공룡 이빨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빨 바깥층인 법랑질은 생전의 결정구조를 비교적 잘 유지한 반면, 내부 상아질은 화석화 과정에서 크게 변질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법랑질 안에서도 공룡 생전의 화학 정보가 남아 있는 영역과 화석화 이후 변질된 영역을 원자 수준에서 구분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기존에는 이 두 영역을 함께 분석하는 경우가 많아 공룡의 먹이와 생활환경, 이동 경로를 잘못 해석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번 연구는 생전 정보만 선별해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공룡의 생태를 보다 정확하게 복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김세호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교신저자), 이성진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 박사(교신저자), 장규선 독일 막스플랑크 친환경소재연구소 박사(제1저자). 고려대 제공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김세호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교신저자), 이성진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 박사(교신저자), 장규선 독일 막스플랑크 친환경소재연구소 박사(제1저자). 고려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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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앞으로 고정밀 동위원소 분석과 결합하면 공룡의 먹이와 이동 경로는 물론 당시의 기후와 생태환경까지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우라늄과 납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화석의 형성 시기를 직접 측정하는 연구로도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세호 고려대 교수는 "원자 수준의 분석으로 공룡이 살아 있을 때의 정보와 화석화 과정에서 생긴 변화를 구분한 첫 사례"라며 "공룡 화석의 작은 조각만으로도 수천만 년 전 공룡의 생활사를 복원하는 새로운 연구 분야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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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결과는 현미경·미세분석 분야 국제학술지 'Microscopy and Microanalysis'에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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