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 지적에 병원 방문…당뇨 합병증 발견
"특이 구취는 대사 이상 알리는 위험 신호"
입냄새는 흔히 단순 구강 위생 문제로 치부되기 쉽다. 그러나 때로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최근 연인으로부터 구취 지적을 받고 병원을 찾은 40대 여성이 당뇨병 급성 합병증을 진단받은 사례가 알려지면서 단순한 구취를 넘어 '대사 이상 경고'로서의 의미가 재조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평소와 다른 냄새가 체중 감소나 피로감 등 전신 증상과 동반될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한다.
28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런던에 거주하는 앨리스 도그루욜(49)은 어느 날 남자친구로부터 구취가 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충격을 받은 그는 양치질 횟수를 대폭 늘리고 물을 자주 마시는 한편, 구강 청결 스프레이를 항시 지니고 다니며 위생 관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시큼하고 강렬한 특유의 악취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도그루욜은 "남자친구가 입에서 매니큐어 리무버 냄새가 난다고 지적했는데, 실제로 입안에서도 비슷한 화학적 맛이 느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구강 위생 문제로 여겼으나, 이후 곰팡이 감염이 반복되고 특별한 이유 없이 급격한 체중 감소가 이어지자 그는 결국 병원을 찾았다.
정밀 검사 결과 도그루욜은 제1형 당뇨병과 함께 급성 응급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증'을 진단받았다. 수년간 그를 괴롭히던 이상 구취는 적절한 인슐린 치료를 시작한 후에야 비로소 정상을 되찾았다.
왜 '리무버 냄새'가 날까
도그루욜이 겪은 특이 구취는 당뇨병성 케톤산증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체내 인슐린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세포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치명적인 대사 장애다. 포도당을 쓰지 못하게 된 인체는 대체 에너지원을 얻기 위해 지방을 급격히 분해하기 시작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산물인 '케톤체'라는 산성 물질이 혈액 내에 과도하게 쌓이게 된다.
케톤체의 한 종류인 아세톤은 폐를 거쳐 호흡을 통해 외부로 배출된다. 이 때문에 환자의 숨결에서는 매니큐어 리무버나 과일이 썩는 듯한 달콤하고 시큼한 화학적 냄새가 풍기게 된다. 케톤산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축적된 케톤체로 인해 혈액이 산성화되면서 극심한 갈증과 잦은 소변, 메스꺼움, 구토, 복통, 깊고 빠른 호흡이 나타난다. 나아가 의식 저하와 쇼크를 거쳐 혼수상태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신속한 응급 처치가 필수적이다.
"입냄새도 건강 신호"
다만 전문가들은 입에서 아세톤 냄새가 난다고 해서 반드시 당뇨병성 케톤산증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저탄수화물 식단이나 케토제닉 다이어트, 혹은 장기간의 금식을 이어나갈 때도 체내 케톤 수치가 증가해 유사한 냄새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구취는 대부분 치주 질환이나 구강 내 세균에 의해 발생하지만, 호흡을 통해 아세톤이나 암모니아 향 등 휘발성 악취가 지속되고 체중 감소나 극심한 피로감이 동반된다면 신장·간 질환이나 당뇨 합병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사이드카 지겹네"…변심한 개미들 우르르, '월급 ...
특히 당뇨병 환자나 고위험군의 경우 혈당 수치가 250mg/dL 이상으로 지속될 때 소변이나 혈액 케톤 검사지로 농도를 수시로 확인하고, 몸살이나 감기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혈당 측정을 한층 강화해 이상 발생 시 즉시 응급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