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7 지진에 멈춰선 구마모토…반도체 공장도 타격
쇼핑몰·제지공장 붕괴…생존자 수색 계속
병원 정전으로 입원 환자가 열사병 의심
TSMC 전원 대피…혼다·도요타 공장 가동 중단
전날(28일) 발생한 진도 7 지진으로 일본 구마모토현에서는 건물 붕괴, 화재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교통과 의료 인프라가 마비된 데 이어 자동차·반도체 생산시설도 잇따라 가동을 멈추면서 여파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구마모토현에서는 화재나 건물 붕괴, 부상자 이송 관련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 구마모토현은 전날 오후 10시 기준 2명이 심정지 상태이며 19명이 행방불명됐다고 밝혔다. 다수의 부상자가 현내 각지의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지진 뒤 폭발로 붕괴한 쇼핑센터 '이온몰 구마모토'에서도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 4시 기준 수색 활동을 통해 8명이 추가로 구조됐으나, 이 가운데 20대 여성 2명은 숨진 채였고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며 각지의 의료기관들도 비상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정전과 단수 피해로 인해 정상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키시에 있는 구마모토 미나미 병원은 비상 발전기로 인공호흡기 등 생명유지장치를 가동하고 있다. 사쿠라주지 구마모토 우키 병원에서는 정전으로 냉방시설이 멈추면서 입원 환자들이 열사병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일부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NHK는 우키시에 위치한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흡사 야전병원을 방불케 한다"고 보도했다.
고속열차, 비행기 등 교통도 마비됐다. JR규슈는 규슈 신칸센 일부 구간 운행을 중단했다. 강진으로 급정차하는 과정에서 승객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여기에 JR야쓰시로역에서는 기관차 1량과 화물차 5량이 지진으로 탈선했으며, 이 중 5량은 전복됐다. 현내 고속도로 곳곳은 상하행선 통행을 전면 금지했으며, 구마모토 공항은 활주로를 임시 폐쇄했다.
29일 일본 구마모토현 가시마정에 위치한 쇼핑센터 이온몰 구마모토에서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이온몰 구마모토는 전날 발생한 규모 7.1의 지진의 여파로 건물 일부가 붕괴됐다. 가시마(일본)=AF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자동차와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시설도 직격탄을 맞았다. 제지 대기업 일본제지의 야쓰시로 공장에서는 굴뚝이 붕괴하면서 공장에 직원 11명이 갇혀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혼다는 이날 오전까지 이륜차 생산 거점인 구마모토 제작소의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이곳에서는 지진 발생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공장 내에 누수와 침수가 발생했다. 도요타는 후쿠오카현 내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가 위치한 기쿠요초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이곳에서는 일본 기상청 지진 등급 '진도 5강'이 관측됐다. 진도 5강은 대부분의 사람이 행동에 지장을 느끼고 고정돼 있지 않은 가구는 쓰러지는 정도의 흔들림이다. 구마모토현에 있는 TSMC 1공장은 2024년 가동을 시작했고 2028년부터 TSMC 2공장에서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첨단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TSMC는 직원을 전원을 야외로 대피시킨 뒤 공장 안전 점검을 실시했으며 안전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직원들은 순차적으로 공장에 복귀 중이다.
일본 기상청은 향후 추가 강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고했다. 기상청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2016년 구마모토 강진 당시에도 진도 7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며 "향후 일주일 이번과 같은 수준의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본인이 본부장을 맡는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현장에 자위대 급파를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강진은 10년 전 구마모토 강진을 일으킨 단층이 다시 활성화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아사히와 요미우리신문은 지진 전문가 분석을 통해 이번 강진은 2016년에 규모 6.5 지진을 일으킨 '히나구(日奈久) 단층대' 활동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했다. 2016년 구마모토 강진 때는 히나구 단층에서 규모 6.5 지진이 발생하고, 이틀 뒤 규모 7.3의 강진이 잇따르면서 270여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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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원회도 히나구 단층의 육지 구간에서 규모 7.5 지진, 야쓰시로해 구간에서 7.3 정도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단층대가 전체적으로 활성화되면 8.0 규모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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