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브라질 경제인 만난 李, '靑정책실장-브라질 부통령 직통라인' 조속 가동…기업 간 MOU 7건 체결
李대통령, 한·브라질 BRT 참석…"메르코수르 협정 재개 가속화"
김용범 정책실장·아우키민 부통령 전담 인사로 지정
진출 기업 애로 직접 듣는 양국 공동 플랫폼 조기 가동
"양국 교역 143억달러, 잠재력에 못 미쳐"
항공우주·AI 헬스케어·희토류 등 기업 간 MOU 체결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과 브라질 간 경제협력을 전담할 고위급 직통라인을 가동하고, 양국 진출 기업의 애로를 직접 해결하는 공동 플랫폼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한국과 남미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정 협상도 서둘러 재개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기업들은 항공우주와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희토류 공급망 등을 아우르는 7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한 호텔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김정관 산업부 장관, 이재명 대통령, 제라우두 아우키민 브라질 부통령, 마르시우 엘리아스 호자 브라질 개발산업통상서비스부 장관, 라우데미르 뮐러 브라질 수출투자진흥청(ApexBrasil) 회장. 2026.7.29 연합뉴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 관련 사후 브리핑을 갖고 "이 대통령이 제라우두 아우키민 브라질 부통령과 저를 양국 경제협력의 전담 라인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상파울루 시내 호텔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은 한국경제인협회와 브라질 무역투자진흥기관인 아펙스(APEX)브라질이 공동 주관했으며, 이 대통령과 아우키민 부통령을 비롯해 양국 정부와 기업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제조·인프라와 첨단산업, 소비재·유통을 3대 협력 분야로 정하고 신규 투자와 공동사업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라운드테이블 마무리 발언에서 "국가 간 산업·경제 협력은 기업들이 하지만 정부 차원의 관세와 규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기업 간 협력이 쉽지 않다"며 양국 전담 인사가 관련 현안을 조율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양국 정부가 각각 상대국 진출 기업과 진출 희망 기업의 애로를 직접 듣고 해결하는 플랫폼을 조속히 가동한 뒤 그 결과를 양국 정상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양국 교역 143억달러, 잠재력에 못 미쳐"…메르코수르 협상 재개 속도
이 대통령은 특히 양국의 경제 규모와 산업구조를 고려할 때 교역액이 100억달러대에 머물고 있다는 데 아쉬움을 나타내며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논의를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과 브라질 간 교역액은 143억달러였다.
이 대통령은 한국 공산품에 대한 브라질 시장 개방과 브라질 농축산물의 한국 시장 진입을 둘러싸고 복잡한 이해관계가 존재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만 시장 개방이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는 만큼 김 실장과 아우키민 부통령이 구체적인 절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실장은 "메르코수르와 유럽연합(EU)의 무역협정이 올해 5월 잠정 발효됐고 일본도 6월 말 메르코수르와 경제동반자협정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며 "우리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은 남미 최대 경제대국이자 남미 진출의 교두보이며, 한국 수출시장 다변화의 핵심 열쇠"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을 향해서도 장기적인 현지화 전략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은 단기적이고 일방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이고 상호 호혜적인 이익을 추구한다"며 "길게 보고 현지 고용을 늘리고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한 호텔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후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라우데미르 뮐러 브라질 수출투자진흥청(ApexBrasil) 회장, 김정관 산업부 장관, 제라우두 아우키민 브라질 부통령, 이재명 대통령, 마르시우 엘리아스 호자 브라질 개발산업통상서비스부 장관,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프란시스쿠 고미스 네투 엠브라에르 CEO,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2026.7.29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수소·SMR부터 희토류·AI까지…기업 협력 전방위 확대
이날 BRT에 참석한 현대차는 2012년 브라질 현지 생산을 시작한 뒤 10개 계열사가 진출해 브라질 내 4위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브라질의 탈탄소 정책에 맞춰 그린수소 생산과 수소트럭 도입,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의 기술협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브라질 철광석 기업 발레와의 오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철광석 중심의 협력을 리튬과 희토류 등 핵심광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단순히 광물을 공급받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에 가공·공급망을 구축해 양국이 부가가치를 공유하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브라질 진출 30여년 동안 생산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파라나주에 새로 건설한 냉장고 공장도 이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전환 분야로 협력을 넓히기로 했다. 한화오션은 브라질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가 발주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점을 소개했다. 현지 조선소 건설과 생산 확대를 위해 인허가 절차 단축과 한국어 교육 지원을 요청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브라질 방산사업 참여를 통한 협력 확대 의사를 밝혔다. 대한항공은 아시아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브라질 직항 화물노선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양국 교역 확대를 종합 물류 차원에서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브라질 엠브라에르에 항공기 동체 부품을 납품해 온 협력 관계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987년 브라질에 진출한 이후 약 5000명의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며 브라질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에 맞춘 추가 협력 의사를 밝혔다. SK바이오팜은 브라질 제약사 유로파마와 뇌전증 신약을 출시한 데 이어 디지털 치료제와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네이버는 브라질 정부와 AI 돌봄 서비스 협업을 검토하고 브라질을 거점으로 중남미 AI 생태계 구축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엠브라에르에 민항기 날개 구조물과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 구조물을 공급해 온 관계를 단순한 생산 협력에서 기술과 사업 위험을 공유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항공우주·디지털헬스·희토류 MOU…K뷰티 규제 개선도 추진
양국 기업은 이날 모두 7건의 MOU를 체결했다. KAI와 엠브라에르는 민항기와 항공우주 분야의 포괄적 협력 및 정례 협의를 위한 MOU를 맺었다. 지난 2월 양국 정상이 발표한 차세대 민항기 공동개발 구상을 구체화하는 후속 조치다. SK바이오팜과 유로파마는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호주 자원개발기업 메테오릭 리소시스와 브라질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김 실장은 "기업 간 MOU는 한·브라질 협력이 바이오와 항공우주, 희토류 등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K-뷰티의 브라질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조치도 추진된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라질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이 최근 3년 동안 5배 이상 증가했다고 소개하며 복잡한 유통구조와 인증 절차 개선을 요청했다. 에이피알(APR)과 구다이글로벌, 실리콘투 등도 현지 법인 설립과 판매 제품 확대 계획을 밝히고 인증·통상 환경 개선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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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한국과 브라질은 형제와 같은 나라"라며 "이번 라운드테이블을 계기로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성장과 발전의 기회를 만들고 함께 크게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실장도 "한국의 혁신 기술과 브라질의 풍부한 자원이 힘을 합친다면 안정적인 공급망은 물론 미래산업에서도 함께 앞서 나갈 수 있다"며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재개와 핵심광물·희토류, 항공우주 분야의 협력사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도록 아우키민 부통령과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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