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대국민 토론회…요양병원 간병 제도화 논의 본격화
국내 장기요양 병상 OECD 1위…간병비는 월 370만원
중증환자부터 단계적 확대하고 지역사회 연계

정부가 간병인을 직접고용한 100병상 이상의 '의료중심 요양병원'부터 간병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환자의 간병비 본인부담률을 현재의 100%에서 30% 내외로 낮추고, 요양병원을 치료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취지다.

28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 '요양병원 의료혁신 및 간병서비스 제도화 추진방향'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28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 '요양병원 의료혁신 및 간병서비스 제도화 추진방향'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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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28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요양병원 의료혁신 및 간병서비스 제도화 추진방향' 대국민 토론회를 열고 요양병원 실태조사 내용과 정부의 추진계획 등을 공유했다


발제를 맡은 장석용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국내 장기요양 병상 수는 65세 이상 인구 1000명당 32.3개로, 8.0개 수준인 일본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22~2025년 동안 요양병원 수는 줄고 노인요양시설은 꾸준히 늘어 병원과 시설 간 기능이 중복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요양병원 입원환자 중에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경도·선택입원군'이 32%에 달해 의료적 필요보다는 사회적 입원 성격이 강한 환자가 상당수인 것으로 분석됐다. 급성기병원 퇴원 후 3개월 시점에 요양병원에 남아있는 환자 비율(14%)이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 병원급보다 높고, 요양병원 퇴원자의 22%가 3개월 내 다시 요양병원으로 돌아오는 등 회복기 치료보다는 재입원이 반복되는 구조도 드러났다.


2022년 기준 사적 간병비 시장 규모는 10조원으로 추정되며, 공동간병 기준 월 간병비 본인부담은 60만~90만원, 1대 1 간병의 경우 월평균 370만원에 달했다. 2024년 대한요양병원협회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는 '간병비가 부담스럽다'고 답했고, 92%는 '간병급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간병으로 인한 실직·구직 실패·부채 경험은 물론 2007~2023년 사이 간병살인이 228건, 2006년 이후 간병자살은 60건에 달하는 등 간병 부담이 극단적 결과로 이어진 사례도 보고됐다.

간병인력 관리 체계의 공백도 지적됐다. 227개 요양병원, 간병인 716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간병인력의 66%가 '알선 도급' 형태로 고용돼 있었고, 병원이 직접 고용한 비중은 10%에 그쳤다. 또 간병인력의 절반 이상(52%)이 외국인이었고 이 중 대다수(47%)가 중국 국적이었으며, 48%는 요양보호사 등 자격증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병인 3명 중 2명은 24시간 근무 형태였고, 간병인력 활동에 대한 모니터링·평가를 전혀 실시하지 않는 병원이 61%에 달했다. 4대 보험을 지원받지 못하는 간병인도 62%였다.


복지부는 올해 안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제도화 방안을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전국 약 500개소 내외의 의료중심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간병급여를 시행, 환자 본인부담률을 현행 100%에서 30% 내외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급여 대상 환자는 요양병원 환자분류체계상 최고도·고도·중도 일부에 해당하는 중증·희귀·중증난치·치매·파킨슨 환자 등으로, 2027년부터 순차 적용해 2030년까지 최대 8만5000명까지 대상을 넓혀간다. 의료중심 요양병원으로 지정되려면 의료기관 인증과 요양병원 입원급여 적정성평가 1·2등급을 받은 100병상 이상 기관이어야 한다는 세부 기준도 제시했다.


간병인력에 대해서는 병원의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며, 4인실·3교대 체계를 지향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아울러 간병인 표준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일정 역량을 갖춘 요양보호사나 외국인의 간병 활동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공인식 복지부 건강보험지불혁신추진단장은 "불필요한 경증 입원을 줄이기 위해 요양병원 입원료 체감을 강화하고 경증환자 입원료 본인부담을 인상하며, 퇴원환자의 지역사회 연계도 활성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내년 '의료중심 요양병원' 선정해 간병급여 단계적 적용 원본보기 아이콘

요양업계 "사실상 구조조정" 반발

의료 현장에선 일부 요양병원만 지원 대상으로 지정하는 이같은 방식이 사실상 요양병원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정에서 제외된 요양병원의 운영이 위축되고, 입원 기간과 환자 중증도에 따른 본인부담 강화로 오히려 환자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병태 대한요양병원협회 수석부회장은 "정부안은 간병 급여화를 명분으로 실질적으로는 요양병원을 구조조정하는 정책"이라며 "충분한 대체제 없이 요양병원을 크게 줄이면 급성기 병원의 병상 부족, 응급실 과밀, 가족간병 부담 증가, 요양원과 병원을 반복하는 '핑퐁 입원'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는 "환자 입장에선 매달 실제로 부담하는 간병비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환자가 얼마나 더 안전한 서비스를 받게 되는지가 중요하다"며 "거주하는 지역이나 입원한 병원에 따라 간병급여 대상에서 제외되는 일이 없도록 지역별로 필요한 병원과 병상이 고르게 갖춰져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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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현장 의료진과 전문가,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중증 어르신들이 안심하고 치료받고 가족과 보호자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요양병원을 만들겠다"며 "현장 중심의 정책을 마련해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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