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논문 검색·가설 생성·실험 설계까지 수행…과학 연구 패러다임 대전환
2026 과학기자대회 "AI 반도체·연구 플랫폼이 국가 경쟁력 좌우"

인공지능(AI)이 연구실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앞으로는 전국의 과학자들이 각자의 책상 위에서 AI 연구소를 운영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I가 논문 검색과 가설 생성, 실험 설계, 데이터 분석 등 연구 전 과정을 지원하면서 연구자 한 명이 과거 연구소 전체가 수행하던 일을 해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할 AI 반도체와 차세대 컴퓨팅 기술 확보가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진단도 제시됐다.

유용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국가과학AI연구센터 단장이 'AI의 발전과 인간과학자의 역할 변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유용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국가과학AI연구센터 단장이 'AI의 발전과 인간과학자의 역할 변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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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6 과학기자대회' 첫 번째 세션 'AI 대전환, 기술 패권과 사회의 미래'에서는 AI가 과학 연구와 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또 우리나라가 기술 패권 경쟁에서 어떤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AI가 바꾸는 연구실…'전국의 과학자 책상 위에 하나의 연구소'


유용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국가과학AI연구센터 단장은 "AI는 더 이상 계산이나 데이터 분석을 돕는 도구가 아니라 연구 전 과정을 함께 수행하는 'AI Scientist'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AI가 논문을 탐색하고 새로운 가설을 생성하며 실험을 설계하고, 연구 결과를 분석하는 단계까지 지원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AI 에이전트의 발전이 연구 현장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복적인 문헌 조사와 데이터 정리, 코드 작성, 실험 설계 등은 AI가 담당하고 연구자는 연구 질문을 만들고 결과를 해석하는 데 집중하는 방식으로 연구 문화 자체가 바뀔 것이라는 주장이다.

유 단장은 이러한 변화를 '연구의 민주화'라고 표현했다. 그는 "앞으로는 전국의 과학자들이 각자의 책상 위에 하나의 연구소를 갖게 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AI 플랫폼을 활용하면 개인 연구자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AI 기반 연구 플랫폼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우리나라도 국가과학AI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연구 데이터를 AI가 활용하기 쉬운 형태로 구축하고 연구자 누구나 AI를 활용할 수 있는 연구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AI 자체를 개발하는 경쟁을 넘어 AI를 활용해 얼마나 빠르게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만들어내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는 의미다.


AI 경쟁의 승부처는 '반도체·인프라'


AI 연구 혁신의 기반에는 결국 컴퓨팅 인프라가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최리노 인하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AI시대, 반도체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최리노 인하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AI시대, 반도체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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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리노 인하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반도체 산업의 중심축이 CPU에서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대언어모델(LLM)은 수천억 개의 매개변수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컴퓨팅 구조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AI에 최적화된 새로운 반도체 구조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AI 경쟁력은 단순히 연산 속도가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동시키고 전력을 얼마나 적게 소비하느냐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을 수행하는 처리중심메모리(PIM),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는 3차원 적층 기술, 차세대 패키징 기술 등이 AI 시대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AI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급증하는 만큼 앞으로는 반도체 성능뿐 아니라 전력 효율과 냉각 기술, 데이터센터 인프라 경쟁력이 국가 AI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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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AI 시대에 맞는 사회적 준비의 중요성도 제기됐다. 한 패널은 "AI는 인간의 일을 빼앗기보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양을 늘리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AI가 연구와 산업, 일상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만큼 기술 발전에 걸맞은 윤리와 사회적 합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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