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꿀템·추천템 숏폼 콘텐츠 인기
희소성·가성비에 도파민·포모 자극
유통가 '알고리즘 마케팅' 사활

편집자주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살까요. 다이소에서 꼭 집어오는 생활용품부터 올리브영에서 품절을 부르는 화장품, 줄 서서 사는 빵까지. 익숙한 소비 장면 속에는 지금의 시장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지금 사는 방식〉은 일상 속 '잘 팔리는 것들'을 통해 오늘의 소비 트렌드를 읽어내는 연재입니다. 어떤 상품이 선택받고, 어떤 전략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지 - 소비 현장의 변화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이미지. 제미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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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이면 무조건 사세요!", "의사도 쟁여놓고 쓰는 제품", "지금 당장 달려가야…"


31일 금요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올리브영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손에는 일제히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다. 화면 속에는 '여름 필수템', '인생템 추천' 같은 자막이 담긴 15초 남짓의 숏폼 영상이 빠르게 지나갔다. 짧은 영상이 새로운 소비 기준이 되면서 알고리즘이 매출을 좌우하는 시대가 현실화하고 있다.

"유튜버가 추천하길래"…숏폼이 바꾼 매장 풍경

"뷰티 유튜버 ○○언니가 추천해서 바로 사러 왔어요."


이날 서울의 한 올리브영 매장을 찾은 대학생 김모씨(22)는 매장 직원에게 특정 제품을 찾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영상에서 '재고 없기 전에 사라'는 말이 나오니까 괜히 더 급해졌다"며 웃어 보였다. 실제로 김씨가 찾던 제품은 이미 매장에서 품절 상태였다.

김씨가 보여준 화면은 유튜브 쇼츠에서 수백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인 15초짜리 '올리브영 세일 필수 추천템' 영상이었다. 김씨는 "요즘은 숏폼 영상으로 트렌드를 먼저 접한다"라며 "실제 발색이나 제형, 사용 모습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다 보니 영상에 나온 제품은 고민 없이 장바구니에 담게 된다"고 말했다.


다이소 제품을 추천하는 유튜브 쇼츠 영상 썸네일.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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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없어도 산다" 발견형 소비 확산…도파민·FOMO 자극

전문가들은 이를 '발견형 소비'의 확산으로 해석한다. 소비자가 필요를 인식한 뒤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보다가 소비 욕구가 생성되는 구조다.


숏폼은 사용 장면, 효과, 가격을 압축적으로 전달해 구매 결정을 빠르게 유도한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검색'보다 '추천'을 신뢰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이러한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도파민 자극과 소외 불안 증후군(FOMO)를 꼽는다. 짧고 강한 영상이 즉각적인 자극을 주고, 여기에 "저렴하지만 효과가 크다"는 메시지와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희소성이 더해지면서 구매를 빠르게 유도한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소비는 '필요'보다 '자극'에 반응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며 가격 부담이 낮은 상품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알고리즘이 만든 '품절 대란'

유통 현장은 이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서울 한 올리브영 매장 관계자는 "특정 제품이 SNS에서 화제가 되면 하루 만에 매출이 급증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짧은 영상에서 '가성비'나 '즉각적인 효과'를 강조한 제품이 빠르게 팔린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제품을 추천하는 유튜브 쇼츠 영상 썸네일. 유튜브 캡처

올리브영 제품을 추천하는 유튜브 쇼츠 영상 썸네일.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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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용품점 다이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한 점포 직원은 "예전에는 손님들이 매장을 둘러보며 물건을 찾았다면,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숏폼 캡처 화면을 보여주며 위치를 묻는 고객이 절반 이상"이라며 "숏폼에서 한 번 크게 화제가 된 정리 용품이나 뷰티 소품은 들어오는 족족 하루 만에 품절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통가 '알고리즘 맞춤' 경쟁 사활

이에 따라 업계도 전략을 바꾸고 있다. 특히 숏폼에서 확산할 수 있는 상품 설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직관적인 효과,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제형, 짧은 영상에 담기 좋은 포인트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올랐다.


다이소 제품을 추천하는 인스타그램 콘텐츠.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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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제품력이 아무리 좋아도 숏폼 알고리즘을 타지 못하면 대중의 선택을 받기 힘든 시대"라며 "짧고 강력한 비주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알고리즘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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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 소비 vs 새로운 합리성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이미지.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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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소비 방식은 충동구매를 부추긴다는 우려도 있다. 짧은 시간 내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콘텐츠가 구매 욕구를 과도하게 자극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높은 조회 수와 다수 사용자 후기가 일종의 검증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숏폼 소비를 새로운 형태의 빠르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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