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두고 논란 불붙어
"대통령 선거 무게감 보여줘"
"李대통령과 형평성 안 맞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형(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죄'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불붙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마타도어와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선거에서 의미있는 판결이 나왔다'는 시각과 '재판부 재량 범위가 넓어 정치의 사법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대선후보 시절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27일 서울역에서 관련 방송이 생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후보 시절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27일 서울역에서 관련 방송이 생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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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순표)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문제가 된 발언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 "건진법사를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은 없다"이다. 재판부는 두 발언 모두 사실과 배치되는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해 중형을 선고했다.


해당 법 조항은 공직선거법 제250조 1항이다. 이 조항은 '당선 목적으로 후보자 관련 출생지·가족관계·신분·직업·경력 등·재산·행위 등에 관해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자 등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1심 형량이 이례적으로 무겁다는 데 이견이 없다. 판사 출신의 A변호사는 "통상 허위사실공표죄로 당선무효형(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하려 할 때 500만~1000만원 수준의 벌금형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나왔다는 것은 1심 재판부가 심리 과정에서 유죄에 대한 확실한 심증을 굳혔고, 이를 대외적으로 천명하려 한 취지로 읽힌다"고 했다.


B변호사는 "선거의 규모와 사안의 중대성에 비례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 선거가 가지는 막대한 무게감과 파급력을 고려하면 무조건 무겁다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법원의 판결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야권에선 이재명 대통령 관련 선고와의 양형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대통령은 2020년 7월16일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걸려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고, 그해 10월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된 바 있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당시 법원은 '토론의 자유 보장'과 '즉흥적 공방(반박 가능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며 "유사한 사건에 양형 척도가 다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C변호사도 "국민 눈높이를 고려해 표현의 자유가 후보든 유권자든 좀 더 넓게 인정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형사처벌보다는 정치의 영역 혹은 민사적으로 해결될 사안"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행위를 허위사실 공표로 보는 공직선거법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모호하고, 판사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허위사실공표 대상에서 '행위'를 삭제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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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출신 D변호사는 "표현의 자유와 허위사실공표 처벌 사이의 접점을 찾는 것은 입법의 영역"이라며 "개정을 통해 처벌 범위가 축소된다면 법원의 자의적 판단 여지가 줄어들어 예측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반면 E변호사는 "법에서 '행위'가 빠지면 과거 행동이나 특정 사건 관여 여부에 대한 허위 발언을 처벌할 수 없는 심각한 공백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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