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해달라" 요청에 조롱한 10대들
영상 하루 만에 조회수 1000만 회 돌파
伊 대사관 사과…벌금 내고 조기 귀국
태국 방콕의 지상철에서 현지 여성을 조롱해 논란을 빚은 이탈리아 수학여행단이 결국 벌금을 내고 사과했다.
27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영국 데일리메일 등을 인용해 "방콕 지상철 'BTS 스카이트레인' 안에서 벌어진 이탈리아 10대들의 소란 영상이 확산하면서 이탈리아 대사관까지 사과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발단은 한 태국 여성이 지난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이었다. 영상에는 수학여행으로 방콕을 찾은 이탈리아 10대 수십 명이 열차 안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장면이 담겼다.
당시 이 여성이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하며 "태국에서는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고 하자, 일행 중 한 명은 "당신 나라에 돈을 가져다줘서 미안하다"고 비꼬았다. 다른 학생들은 여성을 쳐다보며 비웃거나 욕설을 내뱉었고, 한 명은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해당 영상은 게시 하루 만에 조회 수 1000만 회를 넘기며 빠르게 퍼졌다. 이탈리아 대사관에는 태국 누리꾼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이에 방콕 주재 이탈리아 대사관은 25일 오전 이탈리아어와 영어, 태국어 3개 국어로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미성년 관광객 일행의 부적절한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태국 국민과 이번 일로 영향을 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학생들도 직접 고개를 숙였다. 대사관 SNS에 올라온 95초 분량 영상에서 대표 4명은 태국식 합장 인사인 '와이'를 하며 "우리가 한 행동은 잘못됐다. 태국 국민께 매우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건에 직접 연루된 학생들이 이탈리아로 조기 귀국하게 됐다고도 전했다.
이들 학생 5명은 인솔자 2명, 통역 1명과 함께 25일 밤 경찰서에서 피해 여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1시간 넘는 논의 끝에 원만히 합의했다. 학생들과 인솔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부적절했다고 인정하며 사과했고, 각 1000밧(약 4만원) 수준의 벌금을 냈다. 여성은 관련 사진과 영상을 휴대전화와 SNS 계정에서 모두 삭제하기로 했다.
태국 경찰은 이런 행위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라이롱 피우판 경찰청 대변인은 이날 "가운뎃손가락을 들거나 비하 발언을 하는 행위에 대해 상대가 모욕이나 굴욕으로 받아들일 경우 태국법상 면전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인종이나 국적을 겨냥한 차별적 발언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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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태국 온라인에서는 비판이 과열되는 데 대한 자정 움직임도 나타났다. 일부 이용자는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태국의 평판을 해칠 수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고, "괴롭힘을 삼가고 사안을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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