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보존 기법 플라스티네이션 개발
파격적 인체 전시로 흥행·논란 불러와

방부 처리한 시신 전시로 전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킨 독일 해부학자 군터 폰하겐스가 8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27일(현지시간) dpa 통신 등 독일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폰하겐스는 지난 24일 사망했다. 그는 전날 뇌출혈로 쓰러진 뒤 하이델베르크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던 중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폰하겐스는 2008년 파키슨병 진단 이후 투병 생활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는 1945년 나치 독일에 점령된 폴란드에서 군터 게르하르트 리프헨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 입학해 의학을 공부한 뒤 1977년 '플라스티네이션'이라고 불리는 시신 보존 기법을 개발했다.


군터 폰하겐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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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티네이션은 시신에서 수분, 지방을 제거한 뒤 실리콘이나 에폭시 등 경화성 플라스틱을 주입해 부패를 막는 보존 기법이다. 폰하겐스는 1992년 자신의 플라스티네이션을 인체 전신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1995년에는 '바디 월드'라는 인체 표본 전시를 대중에 공개했다. 전시 자체는 흥행에 성공했다. 전 세계 42개국에서 열렸으며, 누적 관람객은 500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2002년 '인체의 신비'전이라는 이름으로 전시돼 약 170만명이 몰린 바 있다.

그러나 그의 전시는 시신을 전시 대상으로 삼아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200년대 초 중국인 사형수의 시신을 표본으로 전시물을 제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일부 국가는 그의 전시 활동을 금지하기도 했다. 폰하겐스는 생전 연구, 교육 목적으로 기증 의사를 밝힌 사망자의 시신만 사용했다고 항변했다. 그가 설립한 플라스티네이션연구소는 지난해 1월 기준 2만2630명의 시신 기증을 약속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002년에는 영국 런던 한 갤러리에서 일반인 5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성 시신을 공개 부검하는 장면을 선보여 또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부검은 TV로 방영됐으며, 이를 보고 놀란 시민들이 경찰에 신고를 접수하면서 약 30건의 민원이 접수됐다고 한다.


폰하겐스는 자신의 작업물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내 작업이 사람들을 움직이고 토론을 불러일으킨다는 증거"라며 "처음부터 그게 내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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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2006년 독일 구벤에 설립한 플라스티나리움 박물관 측은 이날 "폰하겐스의 소원이었던 만큼 그의 시신은 플라스티네이션 처리될 것"이라며 "전시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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