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짱·포옹·손하트·어깨동무…소년공 출신 李·룰라, 각별했던 정상회담
李대통령, 브라질 국빈 방문
집무실 아닌 아우보라다궁서 136분 정상회담
시진핑·모디·시라크 이어 네 번째
프레스기에 팔 다친 李·금속공장서 손가락 잃은 룰라
"노동자 정체성 잊지 말고, 더 많은 사람들의 더 나은 삶 위해 노력하자"
브라질리아 대통령 관저인 아우보라다궁 앞에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탄 차량이 들어서자 기병대원 6명이 양옆을 호위했다. 진입로에는 기병대와 의장대가 도열했고, 레드카펫 끝에는 초록색 띠를 두른 밀짚모자를 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7.28 연합뉴스
두 정상은 27일(현지시간) 오전 10시39분 서로를 끌어안았다. 웃으며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은 공식환영식을 마친 뒤 팔짱을 낀 채 관저 안으로 들어갔다. 3시간 뒤 양해각서 서명식과 공동언론발표장에 입장할 때도 나란히 팔짱을 꼈다. 두 사람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6월과 지난 2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당초 예정된 90분을 한참 넘긴 136분 동안 진행됐다.
정상회담 장소는 룰라 대통령의 각별한 예우를 보여줬다. 브라질 대통령이 통상 업무를 보는 곳은 플라나우투궁이지만, 이날 회담은 대통령의 공식 관저인 아우보라다궁에서 열렸다. 오스카르 니에메예르가 설계한 아우보라다궁은 브라질 대통령의 생활공간이자 브라질리아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공식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 이 대통령을 맞은 것. 3선인 룰라 대통령이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한 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자크 시라크 프랑스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자신이 아우보라다궁에서 맞은 네 번째 외국 정상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소개하면서 "참으로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를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표현했다. 그는 "지난 2월 한국에서 워낙 특별한 환대를 받았다"며 "적어도 그 환대에 맞먹는, 적어도 90% 정도의 환대는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대통령님의 왼쪽 손가락이 하나 없는 것처럼 저도 어린 시절 공장에서 일하다가 왼팔을 다쳤습니다"라며 정상회담 성과에 앞서 소년공이었던 두 사람의 몸에 남은 상처를 먼저 꺼냈다. 가정 형편 때문에 학교 대신 공장으로 향했던 이 대통령은 소년공 시절 프레스 작업을 하다 왼팔을 다쳤다. 사고 후유증으로 장애를 갖게 됐다. 룰라 대통령도 어린 시절부터 생계를 위해 일했고, 금속공장에서 작업하던 중 사고로 왼손 새끼손가락을 잃었다.
이 대통령은 "현재 장애를 갖고 있지만 이것이 삶이나 세상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끊임없이 더 많은 사람을 생각하고, 압도적인 수의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언제나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 앞 광장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포옹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6.7.27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그러면서 한·브라질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이 열리는 상파울루에서 룰라 대통령이 젊은 시절 노동운동을 이끌었던 금속노조 사무실을 찾겠다고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그곳에서 대통령께서 노동자들의 현실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 왔던 꿈을 다시 생각해 볼 것"이라며 "저나 대통령께서 노동자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더 많은 사람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어려서 고생한 사람들은 모든 기회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여긴다"며 "대통령님과 저 모두 굉장히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학생 하나하나,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과 노동과 민주주의는 한 사람의 운명과 국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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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언론발표를 마무리하면서도 룰라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함께할 때 더 강해진다"는 브라질 격언을 인용해 화답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2026.7.28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친밀감은 저녁까지 이어졌다. 브라질 외교부궁에서 열린 문화공연과 리셉션에서 룰라 대통령 부부는 현관까지 나와 이 대통령 부부를 기다렸다. 두 정상 부부는 악수와 가벼운 포옹으로 다시 인사했다. 기념촬영 때 룰라 대통령이 양손 엄지를 들자 이 대통령도 한손 엄지를 들어 보였다. 나선형 계단 중간에서는 두 정상이 다시 악수하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했다. 리셉션장 앞에서는 두 정상 부부가 손을 맞잡고, 손하트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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