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관계부처 합동 '자살 긴급대응 강화방안'
자살시도자 전수 초기상담·일시보호 도입
정신응급병상 391개→2000개 확충
정부가 자살시도자와 유족 등 자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위기 포착부터 치료, 퇴원 후 관리, 일상 회복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새로운 긴급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경찰·소방·보건당국이 함께 참여하는 '국가자살대응실'을 신설하고, 자살시도자 전수 초기상담과 일시보호 서비스 도입, 정신응급 치료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자살 재시도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보건복지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자살 긴급대응 강화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9대 분야별 자살예방 대책' 가운데 두 번째 후속대책으로, 자살시도자와 유족 등 고위험군에 대한 긴급 대응을 국가 차원에서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10월 이후 자살 사망자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감소 추세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위기 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개입과 사후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올해 4월 잠정 자살사망자는 1061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5.7% 감소했으며, 올해 1~4월 평균 감소율은 12.8%를 기록했다.
정부는 현행 대응체계가 자살시도 이후 재시도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연간 경찰과 소방이 약 5만1000건의 자살시도 현장에 출동하지만 자살예방센터의 현장 출동은 3738건으로 약 7% 수준에 그친다. 경찰·소방이 연계한 자살시도자의 94.2%는 상담을 거부하거나 개인정보가 파기돼 지속적인 사례관리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자살시도자는 일반인보다 자살 위험이 25배, 자살 유족은 22.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위기포착-출동·초동대응-안정·치료-퇴원 후 밀착관리-일상회복'의 5단계 대응체계를 새롭게 구축한다. 우선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의 대응 역량을 대폭 강화해 상담 인력을 현재 103명에서 오는 10월까지 200명으로 늘리고, 긴급 위기 통화를 경찰과 즉시 연결하는 '신속응대전담팀'을 도입한다. 상담일지 작성과 상담이력 분석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109 알림 캠페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을 활용한 자살예방 콘텐츠 노출도 확대한다.
특히 복지부·경찰청·소방청 등이 함께 근무하는 '국가자살대응실'을 수도권과 중부권 등 2곳에 설치한다. 대응실은 자살 발생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현장의 위험도를 평가하고, 병상 배정과 후속 지원기관 연계, 미조치 사항 관리 등을 총괄하게 된다.
현장 대응도 강화한다. 경찰과 정신건강 전문요원이 함께 출동하는 합동대응팀을 확대하고, 현장 출동이 어려운 경우에는 영상을 활용한 위험도 평가도 추진한다. 출동 인력에게는 수당을 지급하고 소진 예방 상담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자살시도자가 귀가 전에 최대 24시간 머물며 상담과 회복, 사례관리 연계를 받을 수 있는 '일시보호 서비스'도 시범 도입한다.
치료를 위해 정신응급을 필수의료로 지정하고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를 현재 13곳에서 2030년까지 17곳으로 확대한다.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병상은 391개에서 2000개로 늘리고,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모델도 전국으로 확대한다.
또 자살시도자가 퇴원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도록 응급실 기반 '생명사랑 위기대응센터'를 2027년까지 103곳으로 확대하고, 상담이나 치료를 거부한 사람에 대해서도 지속 설득과 방문을 담당하는 전담체계 도입을 추진한다. 퇴원 환자에 대한 병원 기반 사례관리와 낮병동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 자살사건 발생 즉시 유족과 학교, 직장 등에 심리 지원을 제공하고, 개별 사건별 자살 원인을 분석해 제도 개선으로 연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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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자살시도자와 같은 고위험군을 한 명이라도 더 발굴하고 조기에 밀착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며 "고위험군이 단절 없이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대응실을 비롯한 사전·사후 관리체계를 획기적으로 확충해 생명안전망을 더욱 두텁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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