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목적 가격 공시, 담합 수단 악용 위험
사전·사후 이중 검증망 더욱 철저히 가동

가격을 실시간으로 공개해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가격 투명성' 정책이 도리어 기업 간 눈치보기와 가격 담합을 돕는 '상호 감시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국제기구의 경고가 나왔다.

생필품 가격 정보를 공개하는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 문화체육관광부.

생필품 가격 정보를 공개하는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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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쟁위원회 정기회의 '경쟁정책에서의 정보교환' 세션에서 이 같은 내용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OECD 경쟁위는 "정부가 추진하는 가격 투명성 정책이 오히려 담합을 추진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한국은 주병기 공정위 위원장을 수석대표로 한 대표단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이나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 등이 정기적으로 가격 변동을 공개해 소비자 편익을 돕고 있다. 이처럼 공익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격 공시 제도라 할지라도, 경쟁사 가격의 실시간 모니터링이나 가격 조정 채널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 OECD의 설명이다.

OECD는 이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각국 경쟁당국이 다른 부처나 규제 기관의 정보 공개 제도 설계 단계부터 개입해 경쟁 제한적 요소를 사전에 가려내는 '경쟁주창(Competition Advocacy)' 활동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쟁주창'이란 경쟁당국이 직접적인 법 집행을 넘어, 정부 정책이나 규제에 경쟁 친화적 관점이 반영되도록 의견을 제시하고 자문하는 제도적 조력 행위를 뜻한다.


이에 공정위는 다른 부처가 물가 안정이나 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추진하는 가격 공시 및 정보 공개 정책에 대해 사전·사후 검증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새로운 틀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에 운영 중인 행정 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가령 새로 입법·신설되는 가격 공개 규제에 대해서는 '경쟁 영향평가'를 적용해 과도한 조항을 사전에 걸러내고, 이미 운영 중인 제도의 경우 매년 추진하는 '경쟁 제한적 규제 개선과제'에 포함시켜 용역 연구와 실태 조사를 거쳐 관계 기관에 개선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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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관계자는 "가격 정보 공개가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측면도 있지만, 독과점적 시장 구조에서는 실시간 가격 확인이 담합의 신호나 상호 감시 수단으로 흐를 수 있다"며 "각 부처가 정책을 설계할 때 부작용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규제를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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