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논객 루머, 젤렌스키 만나 과거 발언 사과
45분 인터뷰… 방문 기간 첫 공습 경보 겪어
루머 "공화당도 러시아 사악성 알게 될 것"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하게 반대해 온 극우 논객 로라 루머(33)가 러시아의 선전에 속았다며 지지 입장으로 돌아섰다.
27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AP통신을 인용해 "루머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뒤 그간의 친러시아 성향 발언을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루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유명 인플루언서로, '독립 언론인'을 표방하며 러시아 정부와 유사한 논리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비판해왔다.
기존 입장과 정반대 내용을 담은 이번 인터뷰는 지난 23일 키이우에서 녹화돼 24일 온라인 영상 플랫폼 '럼블'의 자체 프로그램 '루머 언리시드'를 통해 공개됐다. 분량은 45분이다. 루머는 이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 선전에 속아 우크라이나에 대해 사실이 아닌 여러 내용을 믿게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 나라가 나치로 가득 찬 곳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이는 급격한 입장 선회다. 루머는 과거 우크라이나군의 전쟁 범죄를 주장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대교 신앙을 가장했다고 말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역을 점령하라고 촉구한 적도 있다. 그는 크렘린궁의 자금이 투입된 국제방송 RT에 기고문을 연재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향의 계기로는 현지에서 겪은 공습이 꼽힌다. 루머는 우크라이나 방문 기간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우크라이나에서 처음으로 공습을 경험했다. 사이렌이 울린다. 우크라이나인에게는 매일 있는 일"이라고 적었다. 당시 러시아군의 키이우 공습으로 6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러시아 선전에 노출된 통로로 텔레그램을 지목했다. 미국 SNS 플랫폼에서 퇴출당한 뒤 텔레그램을 이용하게 됐고, 그곳에서 러시아 매체 콘텐츠가 광범위하게 유통됐다는 것이다. 루머는 "러시아는 사람들의 분노를 파고드는 데 매우 능하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혼란과 의구심이 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루머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공화당 인사들이 절연해도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엑스에 "그들도 러시아가 얼마나 사악한지 알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CNN에 따르면 백악관은 루머의 우크라이나 방문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루머는 "(해당 인터뷰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귀국 후 직접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AP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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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측은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테티아나 베레즈나 부총리 겸 문화장관은 "루머는 미국에서 매우 영향력 있고 권위 있는 인물"이라며 "직접 두 눈으로 본 것들이 미국에 돌아가 진실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번 방문이 미국 정부와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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