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I에 50억달러 투자
SK그룹과 5000억달러 거래
오픈AI 2500억달러 지급보증 논의
"자사 칩 수요 부풀릴 수 있어"
엔비디아가 오픈AI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가 이끄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SI)에 약 50억달러(약 7조3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아직 제품이나 연구 성과를 공개하지 않은 AI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엔비디아가 미래 고객의 반도체 구매를 직접 지원하는 이른바 '순환금융' 논란도 다시 커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SSI는 이날 50억달러(약 7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와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투자금은 SSI가 특정 연구·사업 목표를 달성하는 조건에 따라 단계적으로 집행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SI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시스템인 '베라 루빈'을 도입하고 향후 12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 능력을 10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SSI는 수츠케버가 2024년 오픈AI를 떠난 뒤 설립한 비공개 AI 스타트업이다. 수츠케버는 챗GPT 개발의 토대가 된 기술을 만든 핵심 연구자 가운데 한 명이다. 직원은 수십명에 불과하며 아직 첫 제품을 출시하거나 연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난해 그리녹스와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 앤드리슨호로위츠 등으로부터 20억달러(약 3조원)를 조달할 당시 기업가치가 320억달러(약 47조원)로 평가됐다. 엔비디아는 기존에도 SSI에 투자한 바 있다.
SSI 투자는 엔비디아가 AI 모델 개발사와 데이터센터 사업자 등 잠재적 고객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엔비디아가 AI 기업에 투자하면 해당 기업은 확보한 자금으로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와 시스템을 구매한다. 엔비디아는 이를 매출로 인식하고, 늘어난 매출과 AI 기업의 기업가치 상승은 다시 투자와 자금 조달로 이어질 수 있다.
FT는 이번 거래를 AI 반도체 기업과 모델 개발사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순환금융 거래의 하나로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경쟁사 AMD도 최근 AI 기업 앤스로픽에 최대 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SK와 5000억 규모 계약…오픈AI에는 지급보증·금융 제공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하거나 논의 중인 주요 AI 관련 거래 규모는 7500억달러(약 1100조원)를 웃돈다.
엔비디아는 오픈AI가 미국 대형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자원을 임차할 수 있도록 최대 2500억달러 (약 366조원)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 오픈AI가 해당 사업에 투입할 엔비디아 반도체를 구매하도록 최대 3500억달러(약 513조원)의 금융을 지원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두 건은 모두 소프트뱅크그룹 자회사 SB에너지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추진하는 10기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 사업과 관련돼 있어 단순 합산하기는 어렵다. 협상이 초기 단계인 만큼 거래가 무산되거나 조건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엔비디아는 앞서 SK그룹과 향후 5000억달러(약 733조원)가 넘는 규모의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구매하는 금액과 SK그룹이 엔비디아의 AI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는 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SK그룹과의 협력은 신규 투자라기보다 양사 간 장기 상호 구매·공급 계약에 가깝다. 블룸버그가 제시한 7500억달러에는 이 같은 거래와 오픈AI에 대한 지급보증 논의가 함께 포함돼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투자와 금융 지원이 AI 반도체 수요를 실제보다 크게 보이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빌리 렁 글로벌X 매니지먼트 투자전략가는 엔비디아의 오픈AI 지급보증 논의에 대해 "이미 논란이 되고 있는 공급업체 금융을 더욱 심화하는 것"이라며 "강한 수요 신호인 동시에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맨딥 싱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는 현재와 같은 AI 인프라 건설 속도가 유지되기를 원한다"며 "투자가 6개월만 멈추더라도 엔비디아에는 상당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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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순환금융이라는 지적을 부인하고 있다. 황 CEO는 지난 1월 코어위브 투자와 관련해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자금은 해당 기업이 최종적으로 조달해야 할 전체 자금의 일부일 뿐이라며 "순환적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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