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목포, 본부-순천' 절충안도 합의 못해
대학별 독자전략 명분·실리도 챙기기 어려워

전남 지역 최대 숙원 사업이었던 국립목포대학교와 국립순천대학교의 대학 통합 및 국립의과대학 유치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양교가 막판 절충안까지 주고받았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지역의 국립의대 설립 추진도 거센 후폭풍을 맞게 됐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전남 장흥군에서 열린 목포대와 순천대의 최종 협상은 시작 1시간 10분 만에 아무 성과 없이 종료됐다.

국립목포대(위), 국립순천대(아래)

국립목포대(위), 국립순천대(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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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막판 목포대는 대학 본부를 순천으로 넘기고 의과대학을 목포에 두는 '의대-목포, 본부-순천' 절충안을 제시하며 배수진을 쳤다. 대학의 핵심 자산인 본부를 양보해서라도 전남 국립의대 신설이라는 대의를 지키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순천대는 의과대학 유치 입장을 꺾지 않았다. 기초의학 및 교수진은 순천, 임상교육과 병원은 목포에 두자는 인수위원회의 중재안마저 거부하면서 양교의 협상은 최종 파국을 맞이했다.


결국 대학본부와 의과대학, 대학병원 등 핵심 자산의 배분을 둘러싼 동부권(순천)과 서부권(목포)의 첨예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통합 추진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정치권 일방적 구호·지자체 엇박자 행정이 갈등 부채질

지역 정가와 지자체의 대처도 갈등을 키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중재에 나서야 할 순천 지역 정치권은 여론을 의식해 '의대 순천 유치'라는 일방적 주장에 힘을 실었다. 초기 중재안에 전향적이던 지역 국회의원도 입장을 선회했고, 지자체장과 시의회 역시 결렬 직전까지 공동성명을 내며 대립 구도를 조성이 지적된다.

행정 관청의 엇박자 행보도 혼선을 더했다. '전남광주 특별시' 인수위원회는 협상 당일 순천 메디컬 특화지구, 목포 메디컬타운 조성을 골자로 한 '초광역 통합의료벨트' 구상을 발표했으나, 이는 의대 신설과 대학 통합이 전제되어야 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본말이 바뀐 달래기식 행정"이라는 지역 의료계의 냉소적 평가를 받았다.


통합 명분을 잃은 양 대학은 이제 각자 교육부 공모에 응모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단일화된 합의안이 없는 상태에서 독자 응모할 경우, 타 지자체 대비 정책적 명분과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북도가 안동시·예천군과 손잡고 '국립 경국대 의대' 단일안으로 속도를 내는 것과도 대비된다.


당장 이달 말로 다가온 교육부 공모 신청 마감 시한까지 독자 전략서를 마련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주민들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초심은 사라지고 대학과 정치권의 영토 싸움만 남았다"며 "결국 피해는 필수 의료 부재에 시달리는 도민들에게 돌아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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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극적으로 물꼬를 텄던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 논의가 무산되면서, 전남 국립의대 설립 타임라인의 차질과 함께 지역 의료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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