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브라질, 정상회담서 공동성명 채택
정상회담 뒤 공동언론발표
산업·통상 분야 고위급 협의체 '경제·통상위 본격' 가동
항공우주·반도체 협력 확대…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추진 공감
"룰라, 한반도 비핵화·평화 정착 노력 지지"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올해를 '한·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관계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양국 정상은 핵심 광물 공급망과 에너지·방산·항공우주·반도체 등 경제안보와 미래 첨단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26.7.28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26.7.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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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리아 아우보라다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지난 2월 '4개년 행동계획'에 이어 공동성명을 채택하며 양국 협력의 미래 비전을 더욱 구체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은 11년 만이다. 룰라 대통령이 지난 2월 한국을 국빈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성격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을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이자 글로벌 공급망과 식량안보의 핵심축"이라고 평가하며 경제협력과 공급망, 첨단산업, 문화·인적 교류, 국제사회 공조 등 다섯 분야에서 회담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우선 산업·통상 분야의 고위급 협의체인 '경제·통상위원회'를 본격 가동하고 무역과 투자를 넘어 방산, 항공우주, 핵심 광물, 디지털경제로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한 산업기술 협력 양해각서(MOU)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배터리와 바이오경제, 지속가능연료, 산업 탈탄소화 등 분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대통령은 "산업기술 협력 양해각서는 양국 산업 경쟁력을 고도화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광물과 에너지 분야는 양국 경제안보 협력의 핵심축으로 제시됐다. 브라질은 니켈과 리튬, 희토류 등 주요 광물 자원을 보유한 국가로, 한국은 배터리·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광물 개발과 정제, 가공, 재활용에 이르는 공급망 전 주기에서 기업과 기관 간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의 강점을 바탕으로 호혜적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들의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 기반을 마련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협력 양해각서도 체결됐다. 양국은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스마트그리드, 에너지 효율 등 에너지전환 분야에서 정책·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사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방산과 항공우주 협력은 한 단계 끌어올리기로 했다. 양국은 올해 하반기 방산공동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군사·국방 비밀정보 보호 및 교환에 관한 협정' 체결을 추진한다. 협정이 체결되면 양국 간 방산 기술과 정보 교류를 확대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한국 공군이 하반기 도입할 예정인 브라질 엠브라에르사의 C-390 수송기를 대표적인 협력 사례로 꼽았다. 해당 수송기에는 한국 기업이 생산한 부품도 탑재된다.


이 대통령은 "C-390 수송기에 우리 기업들의 부품이 탑재된 것은 양국 방산 협력의 상징적인 사례"라며 "우수한 성능이 입증된 우리의 다양한 방산 장비들이 중남미 최대 방산 강국인 브라질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열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한-브라질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28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열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한-브라질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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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분야에서는 한국 민간기업의 브라질 발사장 이용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국은 발사 허가와 관련한 중복 규제를 줄이고 위성 촬영 사진과 영상 등 위성 데이터를 공유하는 한편 달 탐사와 우주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추진한다. 정부는 하반기 중 관련 국내 고시를 개정해 한국 기업이 브라질 발사장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행정비용과 발사 대기시간을 줄일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민간 발사체 발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위성 데이터 공유와 우주 탐사 등 협력 범위를 넓혀 양국이 미래 우주 시대를 함께 열어가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협력도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됐다. 양국 정상은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브라질 내 반도체 협력이 브라질의 산업 경쟁력과 한국 기업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동시에 강화하는 상생 모델로 자리 잡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문화·교육 분야에서는 양국 국민 간 접점을 넓히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양국은 영화·체육 협력 양해각서와 교육 분야 협력각서를 체결하고 영화 공동제작, 선수·지도자 교류, 브라질 정규학교 내 한국어교육 확대를 추진한다. 교육 분야 문서가 체결된 것은 1966년 한·브라질 문화협정 이후 60년 만이다. 양국은 기술·직업교육과 고등교육, AI·디지털 교육정책을 공유하고 교원과 학생 교류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 내 K컬처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K뷰티와 K푸드의 현지 진출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에서의 공조도 강화한다. 양국 정상은 국제평화와 안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안정, AI와 기후변화 대응 등 주요 글로벌 현안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이 대통령은 "싸워서 이기는 안보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튼튼한 안보라는 우리 정부의 철학을 설명했고, 룰라 대통령도 깊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열린 서명식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6.7.28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열린 서명식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6.7.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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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지지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중남미 비핵화를 주도해 온 브라질의 역할을 평가하며 감사를 나타냈다. 양국 정상은 한국과 남미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정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은 우리 기업에는 남미공동시장 진출 기회를 확대하고 브라질 기업에는 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역을 넘어 첨단산업과 공급망, 디지털·그린 경제로 협력의 지평을 넓히며 양국이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로 나아가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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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브라질 격언인 "아 우니앙 파즈 아 포르사(A uni?o faz a for?a·함께할 때 더 강해진다)"를 인용하며 "서로의 강점을 연결한다면 태평양을 사이에 둔 거리는 더 이상 제약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가능성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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