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축구장 6개 크기' 두산에너빌 SMR 전용공장, 첨단 스마트팩토리로 지어진다
국회 보수기후환경네트워크 현장시찰 동행
세계 최초 SMR 전용 공장 10월경 착공할 듯
원전 협력업체 간담회 "기자재 선발주 제도화해야"
김소희 의원 "12차 전기본에 신규 대형원전 4기·SMR 2기 반영해야"
가스터빈, 美 빅테크에 9월말 첫 출하 예정
27일 경남 창원시 귀곡동에 있는 두산에너빌리티 본사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원자력, 가스터빈, 풍력발전기 등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요 생산시설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여러 공장 사이에 평탄화 작업을 마친 커다란 부지가 눈에 들어왔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건설 예정인 세계 최초 소형모듈원자로(SMR) 전용 공장 부지였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은 "수주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오는 10월경에는 SMR 전용 공장을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기자는 이날 국회 보수기후환경네트워크 소속 김소희·우재준·유용원·이주영·조배숙·천하람·최형두 등 7명의 의원 및 보좌진과 두산에너빌리티를 찾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기존에 야적장으로 사용하던 부지에 총 8068억원을 들여 세계 첫 SMR 전용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제작동과 사무동을 포함해 총면적은 4만2498㎡로 축구장 6개 규모와 맞먹는다. 전용 공장이 지어지면 연간 20기의 SMR을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미국의 엑스에너지,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등 SMR 기업들과 주기기 제작 계약을 맺었거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앞으로 'SMR 파운드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SMR 제조시설은 스마트팩토리 개념을 적용해 공정 제어, 디지털 제품 관리, 첨단 제조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MR 공장에는 분말야금-고온등방가압(PM-HIP), 전자빔용접(EBW), 다이오드레이저클래딩(DLC) 등 첨단 제조기술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원자로·증기발생기 등 원전 주기기와 국산 가스터빈, 풍력 발전기 제작 현장을 차례로 살펴봤다. 원자력 공장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 신한울 3, 4호기에 납품할 증기발생기와 원자로 제작이 한창이었다. 현장 시찰 이후에는 삼홍아크튜리온, 에이치케이금속, 범성, 길상엔지니어링, 원비두기술 등 원전 협력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의 애로 사항과 공급망 경쟁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보수기후환경네트워크에 소속 김소희·우재준·유용원·이주영·조배숙·천하람·최형두 의원이 27일 두산에너빌리티 창원본사에서 원전 협력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원전 협력 업체에서는 김홍범 삼홍아크튜리온 대표, 김득연 에이치케이금속 대표, 김동명 주식회사 범성 대표, 김용이 길상엔지니어링 대표, 박봉규 원비두기술 대표가 참석했다. 강희종기자
원본보기 아이콘간담회에서는 ▲신규 원전·SMR 사업 일정 조기 제시 및 장기제작 기자재 선발주 제도화 ▲계속운전·사용후핵연료 저장·운반·원전 해체 등 후주기 시장 조성 ▲중소 협력업체 금융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 ▲창원·경남 원전·SMR 산업특구 지정 등의 건의 사항이 나왔다.
김홍범 삼홍아크튜리온 대표는 "전력 수요와 에너지 안보가 중요한 시기에 대형원전과 SMR을 포함해 장기 전력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며 "정책과 산업이 함께 가기 위해서는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단계부터 실무형 일정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득연 에이치케이금속 대표는 "원자로 설비, 터빈, 발전기와 같은 장기 제작 제품은 발주 시점이 늦어지면 전체 사업의 리스크가 커진다"며 "장기 제작 제품에 대해서는 선발주 제도가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원전 기자재 선발주를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 김종두 사장(원자력BG장)은 "해외에서는 건설 허가 이전이라도 발주해 사전 제작에 들어가지만 우리나라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발주처(한국수력원자력)가 인허가 이전에는 발주하지 않는다"며 "법적 근거를 갖고 선발주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수립하고 있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대형 원전 및 SMR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소희 의원은 "대한민국은 대형 원전 수출과 글로벌 SMR 공급망에서 높은 위상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AI·반도체 산업의 전력수요에 대응하고 원전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제12차 전기본에 대형 신규 원전 최소 4기와 SMR 2기 이상을 추가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방문한 가스터빈 생산시설에서는 미국 빅테크 기업에 공급할 380메가와트(㎿) 용량의 가스터빈 2기가 제작 중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1호기는 오는 9월 말, 2호기는 12월에 출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지난해 10월 미국 빅테크 기업과 국산 터빈 2기를 처음 수출한 데 이어 12월에 3기, 올해 3월 7기를 추가 계약한 바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전력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가스터빈 발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공장은 연간 10기가와트(GW)의 설비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국내 전체 전력 설비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에는 가스터빈 5기, 스팀터빈 11기, 발전기 16기를 제작, 납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실물이 더 예쁘잖아" 구경 왔다가 지갑 열렸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을 제때 공급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역할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정인 부회장은 "국내 에너지 환경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와 원전과 함께 수소 발전도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가스터빈이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30년에는 수소-LNG 혼소터빈, 2034년에는 수소 전소 터빈 실증에 들어갈 예정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