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종합 대책·세제개편안 발표 막바지 조율
보유세 올리고 양도세 한시 완화…다주택자 퇴로 여나
3기 신도시 사업기간 절반으로…비아파트도 살린다

정부가 마련 중인 세제개편안과 부동산 종합 대책이 5차례 걸쳐 열린 정부 토론회에서 나온 윤곽대로 확정된다면 주택 가액 중심의 보유세 개편, 핀셋 대출 완화, 비아파트 신축 지원을 통한 공급 확대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차등화, 그린벨트 일부 해제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27일 열린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를 끝으로 최근 보름간 진행된 릴레이 토론회가 막을 내렸다. 애초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 주재를 끝으로 토론회는 끝날 계획이었으나, 충분치 않을 경우 국무총리 주재로 추가 토론회를 열자는 대통령의 제안에 또 열렸다. 김진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부동산 토론회 사이트에 접수된 국민 의견이 총 7153건이라고 보고했다. 공급 분야 2277건, 금융 분야 2833건, 세제 분야 2012건이다.

세제, 종부세 과세 기준 주택 수→주택 가액

한성숙 국무총리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동주 기자

한성숙 국무총리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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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분야에서는 종부세를 주택 수보다 보유주택 합산가액 중심으로 매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30억원짜리 1주택자가 10억원짜리 3주택자보다 세율이 낮은 왜곡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주택 수보다 보유 가액과 거주 여부를 핵심 과세 지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대통령 주재 토론회에 이어 이날 토론회에도 참석한 강성훈 한양대 교수는 일정 가격 이하의 거주용 1주택은 종부세 부담을 유지하거나 낮추고, 초고가 거주용 1주택에는 세액공제 한도를 두는 방안을 제안했다. 비거주 1주택은 장기보유보다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공제하고 다주택자는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을 조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거주하지 않는 집을 오래 들고 있는 부분은 양도세 부담 차등화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거주용 1주택자의 부담은 줄이면서 비거주·초고가 주택의 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향이다.


1세대1주택자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현행 제도는 양도가액 12억원을 넘는 1세대1주택에 보유기간 공제 최대 40%, 거주기간 공제 최대 40%를 적용한다. 정부 토론회에서는 비거주 주택의 보유기간 공제를 줄이고 거주기간 공제를 늘리는 방안과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의 공제액에 상한을 두는 방안이 나왔다.


양도세 비과세 혜택의 적용 횟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토론회에서 평소 콘텐츠를 자주 본다며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를 발언자로 직접 지목했다. 이 대통령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생애 1회로 제한하자"는 이 대표의 제안에 "기회를 무한대로 주는 것은 문제"라며 호응했다. 이 대통령은 첫 번째 양도 때는 공제 폭을 크게 적용하고 두 번째부터 줄이거나, 평생 받을 수 있는 감면 총액에 상한을 두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보유세를 올리되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낮추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보유세 강화만 하면 안 되고, 함께 퇴로(매도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고 밝혔고, 구 부총리도 27일 "거주하지 않는 집을 오래 들고 있는 다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 부담을 차등화하는 것을 고려하겠다"며 다주택자의 한시적 매도 기회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실거주 1주택자와 중저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은 늘리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국무총리는 이날 2025년 국민대차대조표를 인용해 가계 순자산 가운데 부동산 비중이 71.9%라고 밝혔다. 1주택자 세금을 일률적으로 올릴 경우 가계에 미치는 충격이 큰 점을 고려해 비거주·초고가 주택부터 공제 혜택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초고가 주택을 가를 가격과 공제 축소 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시가 30억~50억원을 거론하지만 국민 의견은 10억~100억원으로 크게 갈린다.


금융, 대출 규제 유지…실수요자 불편은 보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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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분야에서는 가계대출과 부동산 대출 규제를 유지하면서 청년·신혼부부·생애최초 구입자에게 예외를 두는 방안이 검토된다. 정책모기지 소득·자산 기준을 손질하고, 분양계약자가 은행 대출 총량 규제에 막혀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문제도 살핀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5일 금융위 토론회에서 청년층 정책모기지를 확대하되 소득·자산·주택가격 등을 따져 실수요자를 선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3일 토론회에선 전세대출은 무주택 서민 지원을 유지하면서 고가 전세나 갭투자에 이용되는 대출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7일 "공급이 충분하지 않고 시장에는 유동성이 넘쳐나기 때문에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 다시 주택시장을 자극하고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온다"며 "가계대출이나 부동산 대출은 일관되고 엄격하게 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대신 이 위원장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게 생기는 불편은 개별 사례별로 살펴보겠다고 했다. 부부 소득을 합산한 뒤 정책대출 대상에서 탈락하는 '결혼 페널티', 부모와 사는 청년이 세대 분리 요건 때문에 무주택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잔금대출도 보완될 가능성이 크다. 이 위원장은 종전 대출 규정을 적용받는 분양계약자라도 은행이 가계대출 총량을 맞추느라 대출을 내주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며 은행권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뉴홈 나눔형·선택형 사전청약 당시 안내받은 전용 모기지가 본청약 과정에서 달라졌다는 문제도 별도로 점검하기로 했다.


전세대출은 무주택 서민 지원을 유지하면서 주택 보유자와 고가 전세 대출·보증을 줄이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 대통령은 23일 토론회에서 전세대출이 집값 상승과 전세사기에 이용됐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갭투자를 막기 위해 금지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실수요 거래에는 예외를 둘지 살펴보기로 했다.


정비사업 이주비대출을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별도로 관리해달라는 요구도 나왔지만 정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금융위 토론회에 참석한 서울시 공무원은 이주비대출 6억원 한도로 주민 이주와 철거, 착공이 늦어진다고 주장했다. 반면 규제를 풀면 서울 고가 정비사업 조합원에게 혜택이 쏠리고, 이주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인근 전월세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왔다. 종합대책에 포함되더라도 사업성이 낮거나 착공이 임박한 사업에 한정될 가능성이 있다.


공급, 그린벨트 해제·비아파트 금융 검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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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급 대책에는 3기 신도시 등 기존 공공택지 사업기간 단축과 비아파트 건설금융 지원, 공실 상가·사무실의 주택 전환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필요하면 수도권 일부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날 "그린벨트를 풀어서라도 집을 짓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필요하다면 일부 해제해서라도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고민 중"이라고 했다. 다만 환경 보전과 주변 집값 상승 문제도 따져야 해 종합대책에는 구체적인 후보지보다 검토 원칙만 담길 가능성도 있다.


공급 절차는 순차 처리에서 병행 처리 방식으로 바뀔 전망이다. 택지 지정, 주택 인허가,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심사 등을 병행 추진 방식으로 바꿔 착공 시기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도심 내 공실 상가, 사무실, 지식산업센터를 주택으로 바꾸는 사업에도 통합 심사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 공급이 가능한 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대책도 별도로 다뤄진다. 김 장관은 비아파트 건설자금 지원과 기업형 임대사업자 육성 방안을 금융위와 협의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건설 자금 지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확대, 연립·다세대 건축 기준 완화 등이 논의 대상이다.


재개발·재건축은 용적률 일괄 상향보다 사업별 지원에 무게가 실린다. 이 대통령과 김 장관은 정비사업 과정에서 기존 주택이 철거되면 단기적으로 공급이 줄고 주변 전월세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업성이 낮은 구역의 금융 지원과 인허가 기간 단축, 공사비 검증, 지역별 임대주택 비율 조정 등이 우선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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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주택 가격선과 공제 축소 폭,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기간, 실수요자 대출 예외 대상, 그린벨트 후보지 등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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