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신청 폭증이라더니 뒤집힌 건 2%
사건 처리, 수사권 조정 이전 수준 회복

사건 처리기간이 늘어나고 이의신청이 폭증했다는 수치가 경찰 수사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처럼 활용되고 있지만, 실제로 검찰에서 경찰 판단이 뒤집힌 비율은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처리기간도 수사권 조정 이전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치의 배경과 함의를 고려하지 않고 수사기관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것은 일선 수사를 위축시키거나 정상적인 수사 결과마저 부정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이의신청' 폭증?…판단 뒤집힌 건 2% 안팎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강진형 기자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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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찰청에 따르면 불송치 결정에 대한 고소인의 이의신청은 지난해 5만6165건으로, 2021년 2만7262건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일각에선 이의신청 폭증을 경찰 수사역량이 부족한 탓이라고 해석한다. 실제로 검찰에서 경찰 판단을 뒤집는 사례가 늘었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 또는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한 뒤 기소한 사건은 2021년 528건에서 지난해 1130건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비율을 따져보면 양상이 달라진다. 사건별 종결 시점을 차치하고 연도별 불송치 판단에 대한 이의신청 대비 검찰이 기소로 전환한 비율은 2021년 1.9%, 지난해 2.0%로 사실상 그대로다. 이의신청은 수만건 늘었지만, 경찰의 수사 결론이 뒤집힌 건 여전히 2% 안팎에 불과한 셈이다.

이의신청이 폭증한 배경에는 경찰 수사에 대한 신뢰 문제뿐 아니라 제도적 요인도 작용했다. 2023년 도입된 전건 접수 원칙은 과거라면 요건을 갖추지 못해 반려됐을 고소·고발까지 모두 접수하도록 하고 있다. 경찰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접수된 고소·고발은 2021년 40만3793건에서 해당 원칙 도입 뒤인 2024년 67만7979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71만8330건까지 늘었다.


수사 대상이 된 고소·고발이 크게 늘어난 만큼 이의신청 증가만으로 수사역량이 부족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일선 경찰서 통합수사팀 관계자는 "고소인 입장에선 사건이 종결되지 않은 상태가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법리적 오류보다 수사 결과에 대한 불만 또는 상대방의 피의자 신분을 유지할 목적으로 형사절차가 계속 진행되도록 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수사 지연도 '수사권 조정' 이전 수준으로 회복

'이의신청' 늘었다고 경찰 불신?…결론 뒤집힌 건 고작 2% 원본보기 아이콘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수사 지휘가 폐지되면서 경찰은 1차 종결권을 확보했다. 검찰에 넘기던 사건을 직접 종결할 수 있게 된 만큼 업무량도 크게 늘었다. 또 불송치 판단에 대한 고소인 등의 이의신청 절차가 신설됐고 불송치 결정이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검사가 재수사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물리적으로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그러나 수사 지연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경찰청 수사역량 강화 관련 자료에 따르면 경찰의 사건 처리기간은 지난달 평균 56.4일로 집계됐다. 2022년 최대 67.7일까지 늘었지만 수사권 조정 전인 2020년 55.6일 수준까지 떨어졌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재수사를 요청한 경우 처리기간도 2023년 최대 110.1일에서 지난달 57.5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 요청 이후 6개월 이상 장기 미처리된 사건은 수사권 조정 1년 만인 2022년 1만3681건에 달했지만, 지난달 기준 939건으로 93.1%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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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수사권 조정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약 5년간 수사인력 4511명(순증 1854명)을 보강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로는 통합수사팀 약 1000명 등 1900여명을 늘렸다. 경찰청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순증 또는 재배치로 수사인력을 900명 증원할 계획"이라며 "사건 지휘·관리 체계를 개선하는 한편,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등 수사역량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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