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시험문제 유출에 분노한 청년들
교육부 장관 몰아내며 반정부 운동
2029년 총선서 모디 총리 위기 올수도

[블룸버그 칼럼]인도 젠지, '스트롱맨' 모디의 권위에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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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시위대를 향한 경찰의 강경 진압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정치적 위상에 어두운 구름을 드리웠다.


이번 주 인도 경찰은 최루탄과 곤봉을 동원해 뉴델리 국회의사당에 모인 수천명의 청년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청년들은 그저 반복되는 시험 문제 유출과 시험 취소, 채점 오류로 인해 수백만명의 삶이 멈춰 선 현실에 대해 책임을 요구했을 뿐이었다.

인도 정부의 대응은 심각한 오판이었다. 공정한 행정을 요구하는 시위로 시작된 움직임은 경찰의 폭력 진압을 계기로 반정부 운동으로 확산했다. 이는 모디 총리가 공들여 구축해온 '스트롱맨(강력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뒤흔들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공개적이고 거침없는 조롱이 거리 곳곳에서 나왔다.


모디 총리는 뒤늦게 이들의 분노를 진정시키려 시험 문제 유출에 연루된 이들을 "신속하고 엄중하게" 처벌하기 위한 특별법원을 설치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인도의 상징적인 정치 집회 공간인 잔타르 만타르에는 점점 더 많은 군중이 모여들고 있다. 인도 전역에서는 연대 시위가 벌어졌고 런던과 시드니의 인도인들도 거리로 나왔다.

이번 사태의 정치적 파장을 이해하려면 시위의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모디 정부는 이전부터 거리에서 나오는 경고를 무시했다. 정부는 지난 5월 인공지능(AI) 밈에서 출발한 '바퀴벌레 잔타당(Cockroach Janta Party·CJP)' 운동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 밈은 실업 상태의 청년을 업신여기는 기성 엘리트들을 풍자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것은 정부의 첫 번째 실수였다. CJP는 케냐와 네팔의 Z세대 운동처럼 초연결 사회에서 살아가는 좌절한 청년들을 결집했다. 그들의 요구는 단순했다. 바로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의 사퇴였다. 그러나 결국 정부는 대화에 나서는 대신 곤봉을 들었다. 이는 훨씬 더 큰 실수였다. 행정 실패에 그쳤던 불만은 모디 총리의 권위 자체를 겨냥한 도전으로 바뀌었다.


국가의 탄압은 인도에서 새로운 일이 아니다. 제1야당인 국민회의당(Indian National Congress·INC)의 역사도 권위주의적 통치의 오점으로 얼룩져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디라 간디 총리가 1970년대 중반 21개월 동안 비상사태를 선포했던 때다. 당시 언론 자유는 제한됐고 수만명의 학생 운동가들이 투옥됐다. 모디 정부 역시 이 전통을 계승했다.


그러나 교육 비리는 이런 탄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꿈을 빼앗는 문제다. 청년들은 교육이 좋은 일자리와 중산층의 삶을 보장한다는 약속이 거짓이었다고 느낀다. 인도에서 교육을 1년 더 받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경제적 보상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젊은 남성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대졸 남성과 비(非)졸업자 간 실질 임금 격차는 한동안 꾸준히 유지됐으나 2011년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인도 IT 산업의 중심지 벵갈루루가 있는 카르나타카주에서도 청년의 20% 이상이 학교도 다니지 않고, 직업훈련도 받지 않으며, 일도 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들은 더 나은 기회를 기다리고 있지만 기다림은 계속 길어지고 있다. 결국 청년 대부분은 아무 일이나 하게 된다. 15~25세 대학 졸업자의 실업률은 40%며, 25~29세가 되면 이는 20% 수준으로 낮아진다. 그러나 이들 중 인스타그램에 나올 법한 부유한 인도인의 삶을 누리는 이는 극소수다.


약 4억명의 인도 젊은이들이 양질의 교육과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인도 국가 시험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위한 사실상 유일한 계층 상승 통로다. 시험 문제가 부유층에게 유출되거나 시험이 하루아침에 취소되면 희망 자체가 무너진다.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힌두교 청년과 남부 타밀나두와 케랄라주의 무슬림 청년 모두 똑같이 배신당한 셈이다. 종교 갈등을 이용해 유권자를 분열시키는 인도인민당(BJP)의 기존 전략은 경제적 절망으로 하나가 된 군중 앞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모디 총리는 지난 12년 동안 '베푸는 지도자'라는 정치적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각종 정부 지원금과 주택 보조, 곡식 무상 지급은 국민의 권리가 아닌, 자애로운 지도자의 선물로 포장됐다. 배급용 식량 자루부터 기차표까지 그의 얼굴은 어디에나 새겨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 시위의 결과로 교육부 장관을 희생시키고 시험 문제 유출 없는 시험을 보장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사실을 인정하는 일이다. 청렴한 행정과 공정한 기회는 정부의 호의가 아니라 국민 권리라는 점을 인정하는 처사다.


그러나 후퇴는 불가피했다. 지난 24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를 통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의 시위 행렬을 어느 정도 진정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한 번 성공한 청년들은 또 다른 요구를 내세우며 정부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이 자신들에게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기억하는 순간, 강력한 지도자가 국민을 보살핀다는 가부장적 환상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다음 총선은 2029년에 개최된다. 정치에서 3년은 긴 시간이어서 어떤 일도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모디와 뉴델리 경찰을 지휘하는 아미트 샤 내무장관은 지금 나타나는 대중의 분노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과거 자신도 분노하는 입장에서 있었기 때문이다. 2011년 반부패 운동 당시 지금 같은 대중 저항이 일어났고, 그것은 12년 전 국민회의당으로부터 정권을 빼앗는 발판이 됐다.


인도의 청년들은 정부의 '절대적 권력'이라는 후광에 균열을 냈다. 이들은 국가가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는 분노하는 유권자들과 직면하도록 만들었다. 이들은 국가가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이다.


앤디 무커지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이 글은 블룸버그의 칼럼 India's Gen Z Are Challenging Modi's Strongman Image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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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블룸버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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