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ETF 출시 후 증시 변동성 커져
개인투자자 피해 우려, 추가 보완책도 고민해야

이창환 증권자본시장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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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설적 주식 투자자 제시 리버모어는 1900년대 초반 레버리지(차입투자)와 공매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큰돈을 벌었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현재 가치로 수조원의 돈을 벌었다고 하니 개인투자자로서 정점에 오른 인물이다. 하지만 과한 레버리지는 독이 됐고 몇 번의 파산 끝에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버리지는 남보다 먼저 부자가 되는 지름길일 수도 있지만 더 빨리 패가망신할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다. 투자 대가인 워런 버핏도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시장에서 허무하게 무너지는 이유로 레버리지를 꼽았다. 버핏은 "똑똑한 사람이 파산하는 길은 술과 여자, 레버리지 딱 세 가지인데 그중에서도 특히 레버리지가 무섭다"고 말했을 정도다.

우리 증시도 레버리지로 소란스럽다. 지난 5월 국내 증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최초 출시된 뒤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증시가 급락하자 곳곳에서 곡소리가 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ETF에 투자한 개인들 대부분이 손실을 봤고 개중에는 원금이 날아간 깡통 계좌도 많다고 한다. 레버리지로 남보다 빠르게 부자가 되기는 커녕 파산의 지름길이었던 셈이다.


개인들이 레버리지로 돈을 잃은게 꼭 본인들 책임일까? 그렇지 않다. 정부가 판을 깔아줬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 급락의 원인이 단일종목 레버리지ETF 하나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변동성을 키운 요인은 확실하다. 블룸버그는 올해 코스피 변동성지수가 60%에 달해 세계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등락이 심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주식 시장이 건전한 자본 조달처라기보다는 단기 투기적 자금의 유출입과 레버리지에 좌우되는 '초고위험 트레이딩 필드'로 변모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단일종목 레버리지ETF로 우리 증시의 조정폭이 더 깊어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증시 변동성을 제어하는 장치인 서킷브레이커가 우리 증시 역사상 13번 발동됐는데 단일종목 레버리지ETF 출시 이후 5차례가 발동됐다. 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성급하게 상품을 시장에 선보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개인들의 레버리지상품 투자 손실은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각자의 탐욕과 정부의 성급한 상품 출시가 만든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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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했으면 한 자산운용사 대표가 개인들에게 단일종목 레버리지ETF 매수를 자제하라고 요청할 정도다. 레버리지ETF 상품을 팔고 있는 회사의 대표가 투자 자제를 권고할 정도니 판매현장에서도 부작용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것 같다. 정부가 곧 단일종목 레버리지ETF의 보완책을 시행하겠다고 하지만 알려진 수준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효과가 부족할 경우를 대비한 추가 대책도 미리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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