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뺨치는 높은 적중률
사행성 짙어 전 세계 규제당국 ‘칼날’
국내서도 곧 규제 들어갈 듯

미래의 특정 사건(이벤트)에 돈을 걸고 확률을 거래하는 해외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치, 지정학적 분쟁, 스포츠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한 실시간 민심을 반영하는 지표로 주목받지만 사실상 '온라인 도박'과 다름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월드컵 승패 맞추기에 40조원…별별 베팅 다 하는 코인 예측시장 [비트코인 지금]
AD
원본보기 아이콘

28일 코스콤에 따르면 주요 예측시장 플랫폼들의 총거래량은 올해 약 700억달러에 달해 전년 대비 10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월 기준 합산 주간 최고 거래량만 약 5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표 플랫폼인 폴리마켓은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수가 작년 5월 3만건에서 올해 5월 40만건 이상으로 1200% 급증했다.

사실상 예측시장이 금융의 대상을 기존 실물 자산에서 미래의 정보와 확률로 확장하며 가상자산 생태계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콤은 "예측시장은 특정 사건의 발생 여부를 확률로 가격화하고 이를 거래함으로써 기존 금융과 다른 메커니즘을 제공한다"며 "단순 투기 수단을 넘어 집단 지성을 통해 정책 및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정량화하는 새로운 정보 생성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폴리마켓은 미래에 일어날 특정 사건의 결과를 '예'와 '아니오' 형태의 토큰으로 발행해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된 블록체인 기반의 예측시장이다. 이용자가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해 해당 토큰을 매수하거나 매도하면 시장 내 거래 과정에서 형성되는 토큰 가격이 곧 참여자들이 판단한 실시간 발생 확률로 작용하는 방식이다. 사건의 결과가 최종 확정되면 예측을 맞힌 토큰은 개당 1달러의 가치로 정산되고, 틀린 토큰은 가치가 0으로 소멸한다.

이 모든 거래 및 정산 과정은 폴리곤 블록체인과 스마트컨트랙트(조건부 자동 계약 프로그램)를 통해 자동으로 처리된다. 최종 결과 판정 역시 공공 데이터와 오라클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뤄져 중앙 운영자의 임의적 개입 없이 투명하게 시장이 운영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칼시 역시 특정 정치·사회·경제적 사건의 결과를 '예·아니오' 계약으로 거래하는 예측시장 플랫폼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대 멕시코전 예측 베팅 결과. 칼시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대 멕시코전 예측 베팅 결과. 칼시

원본보기 아이콘

예측 베팅 사이트는 스포츠와 선거 등 일상 영역을 파고 들고 있다. 실제 폴리마켓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우승팀 예측에는 43억달러 규모(약 6조 3000억원)의 누적 거래량이 몰렸다. 폴리마켓은 4강전과 준결승전에 이어 결승전에서 스페인의 우승까지 잇따라 맞히며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칼시에서는 월드컵 기간 누적 거래 규모가 270억달러(약 40조원), 이용자 수는 30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곳에서 지난달 19일 조별리그 한국 대 멕시코전 누적 거래량은 1억3568만달러에 달했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도 여론조사보다 높은 예측력을 보였다. 폴리마켓은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 대부분 지역에서 당선자를 정확히 예측했다. 부산·대구·전북·강원 등 4곳을 경합지역으로 분류하고 민주당이 서울, 경기, 인천, 경남, 울산, 대전, 세종, 충남, 충북, 제주에서 우세할 것으로 전망했던 지상파 출구조사 결과보다 높은 적중률을 보인 것이다. 다만 최대 관심 지역이었던 서울시장과 전북지사 선거에서는 베팅 시장의 전망과 실제 결과가 정반대였다.


폴리마켓은 베팅 마감 직전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78%,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 확률을 23%로 집계됐다. 하지만 개표 결과 오 후보(49.15%)가 정 후보(48.13%)를 제쳤다. 전북지사 선거 역시 김관영 무소속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74%, 이원택 민주당 후보를 27%로 평가했으나 이 후보(51.22%)가 김 후보(41.78%)를 눌렀다.


높은 예측 정확도에도 불구하고 예측시장은 사행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각국 정부는 예측 베팅 사이트를 상대로 감독 및 규제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16일 시세 조작 가능성 등을 이유로 폴리마켓 접속 차단을 단행했고, 스페인은 지난 5월 폴리마켓 등의 운영을 일시 금지했다. 미국 역시 지난달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연방정부 차원의 감독을 강화하는 규제 초안을 발표했다.

AD

국내에서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폴리마켓에 대한 규제 검토에 들어갔다. 방미심위는 "폴리마켓의 위법성 여부와 서비스 운영 방식 등을 충실히 확인하기 위해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며 "제출받은 의견과 관련 자료를 종합 검토한 뒤 시정 요구 여부를 최종 심의·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