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과제' 보고서 발표
송전망 포화 및 장기 수익 불안정이 발목
계통·금융·보조금 등 개편 제언

정부가 추진 중인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누적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매 반기마다 과거 대비 4배에 달하는 대규모 설비를 확충해야 하지만, 현행 보조금 제도(RPS)에만 의존할 경우 송전망 부족과 자본조달 제약에 막혀 연간 수조원대 보조금의 효율마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지적이 나왔다.

목표 달성하기 위해 반기당 6.8GW 필요…기존 대비 '4배 속도전' 요구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단지인 해남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아시아경제 DB.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단지인 해남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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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공개한 '재생에너지의 효과적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KDI FOCUS Vol.155)' 보고서에서 "2026년 상반기 기준 국내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은 39.1GW에 불과하다"며 "2030년 목표치(100GW)를 맞추려면 2026년 하반기부터 매 반기 평균 6.8GW 이상의 신규 설비를 보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5년 간의 평균 실적(반기당 1.7GW)보다 4배 빠른 속도로, 태양광은 3.6배, 풍력은 10배 이상 보급을 가속화해야 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그간의 보급 성과가 국민이 납부하는 전기요금(기후환경요금)으로 충당되는 막대한 보조금에 의존해 왔다는 점이다. 대표적 보조금 제도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정산금 규모는 2012년 587억원에서 2025년 연간 4조5000억원으로 폭증했으며, 누적 투입 금액만 약 28조원에 달한다.

RPS 보조금 편익 '턱걸이'…학습효과 제외시 1원당 1원 미만

KDI 분석 결과(2020년 기준), 보조금 1원당 사회적 편익은 태양광 1.33원, 육상풍력 1.18원으로 집계되어 최소한의 경제적 타당성은 확보된 것으로 평가됐다. 탄소 감축 및 대기질 개선 등 환경편익과 설비 확충에 따른 기술 학습효과(발전단가 하락)가 재정 지출 비용을 가까스로 상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KDI는 이러한 보조금 편익이 미국의 보조금 1원당 편익(태양광 3.50원, 풍력 5.21원)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턱걸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정성훈 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장은 "REC(공급인증서) 가격이 2020년 평균인 6만6000원에서 10만원 가까이 상승할 경우, 재정 부담(재정 외부성) 확대로 보조금 1원당 편익이 1원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학습효과를 제외할 경우 보조금 1원당 편익은 태양광 0.89원, 풍력 0.80원으로 추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 정성훈 산업시장정책연구부장(왼쪽)과 임희현 연구위원. 한국개발연구원.

KDI 정성훈 산업시장정책연구부장(왼쪽)과 임희현 연구위원. 한국개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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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심각한 문제는 보조금 제도 바깥의 구조적 병목인 '전력계통'과 '자본조달'이다. 지난 20년간(2003~2023년) 국내 발전설비가 154% 늘어나는 동안 송전망은 26% 확충에 그치면서 호남·제주 등 재생에너지 밀집 지역의 신규 접속 제약과 출력 제어가 상례화됐다. 실제로 육지부(전남 해남·고흥 등) 출력제어 일수는 2025년 상반기에만 44일에 달했다.


자본조달 측면에서도 도매전력가격(SMP)과 REC 가격의 높은 변동성 탓에 장기 수익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금융권의 자금 공급이 축소되고 있다. 정부의 고정가격계약 입찰 단가가 현물시장 기대수익에 미치지 못하며 태양광 경쟁입찰 접수용량은 2021년 8586MW에서 2025년 52MW로 급감했고, 민간 기업 간 전력구매계약(PPA) 역시 RE100 기업 조달 비중의 1% 미만에 그치는 실정이다.

"송전망 포화·자본 병목 풀지 못하면 보조금 효율 하락"

KDI는 "송전망이 막혀 출력 제약이 발생하면 발전사업자의 실질 판매량이 줄어들고, 금융권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여 자본조달 비용을 올리게 된다"며 "결국 사업자가 가격 신호에 반응하지 못해 공급탄력성이 떨어지고 보조금 1원당 편익마저 갉아먹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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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보급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송전망 확충 및 지역별 차등요금제·유연성 시장(ESS, 수요반응) 등 계통 기반 마련 ▲발전차액계약(CfD) 도입 및 PPA 규제 완화를 통한 장기 수익 안정화 ▲정책금융의 고위험 구간 인수 및 민간 자금 유입 유도 ▲보조금 제도의 주기적 비용편익 평가 추진을 제언했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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