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서민 실수요자 대출, 결국 총량관리 예외로…1.5% 규제의 역설
금융당국, 청년·서민 대출 총량관리 예외 검토
1.5% 증가율 목표는 유지…실수요자 대출 문턱 여전
대출 공급 확대해도 과잉 규제·형평성 논란 불가피
정부가 청년·서민 실수요자 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잔금대출과 이주비·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도 총량 관리 예외로 두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고강도 총량 규제로 실수요자의 피해가 커지자 예외를 확대하는 모양새지만,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인 1.5%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상환 능력이 있는 수요자의 대출 접근성이 제한된다는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1.5% 이내로 관리하면서도 청년과 서민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공급을 원활히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청년이나 서민 실수요자가 현재 대출 규제로 불편을 겪는 부분은 배려할 것"이라며 "총량 관리 목표를 상향할 계획은 없다. 현 기조를 유지하면서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지난해(1.7%)보다 낮은 1.5%로 설정하고, 은행별 대출 순증 한도를 할당해 관리하고 있다. 현재는 정책서민금융과 민간 중금리 대출 등을 가계대출 순증분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이 같은 방식으로 청년·서민 실수요자 대출까지 예외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는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나온 이재명 대통령의 주문에 따른 후속 조치 성격이 짙다. 당시 이 대통령은 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 요구가 이어지자 "청년, 신혼부부, 생애 최초(구입자), 서민 주거 등은 핀셋형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총량 규제의 부작용이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은행권의 대출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KB국민은행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에서 일괄 3억원으로 축소했다. 총량을 맞추기 위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청년과 실수요자까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실제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39세 이하 청년층의 주택 보유율은 27.7%로, 관련 통계가 개편된 2017년 이후 가장 낮았다. 2018~2019년(40.7%)과 비교하면 13%포인트나 하락한 수준이다.
집단대출을 총량 관리 예외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중도금·잔금·이주비 대출 등이 대상이다. 최근 은행들이 총량 초과를 우려해 집단대출 공급을 줄이거나 취급을 제한하면서 입주 예정자와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의 자금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현재 대출 규제와 관련해 실수요자 추가 지원 방안을 찾으면서도 1.5% 총량 관리 원칙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총량 관리 원칙이 흔들리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청년·서민 실수요자 대출과 집단대출까지 예외를 확대하면 총량 관리의 실효성이 약화될 수 있어 총량 목표를 상향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청년, 서민 실수요자 등을 지원할 세부적인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현행 총량 관리 목표를 지키면서 실수요자를 지원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대출 총량 규제 기조를 고수한 채 예외 대상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과도한 규제로 실수요자의 자금 접근성을 제한한 뒤 부작용이 커지자 예외를 추가하는 방식은 현행 대출 규제의 한계만 드러내고 정책의 일관성과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지원 대상을 어디까지 인정할지도 과제다. 금융당국은 청년 무주택자와 생애 최초 구입자 등을 중심으로 지원 대상을 한정하고 주택 가격 등에도 일정한 기준을 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준선에 걸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수요자들의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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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시간이 필요한 부동산 공급 확대보다 대출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에 무게를 두면서 정책의 한계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며 "대출 총량 관리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실수요자를 보호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금융당국의 정책 운용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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