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확대 영향…반도체 생태계 큰 변화
반도체 수출, 대만향 증가…中 이어 두 번째
반도체 생산 확대에…소재·부품·장비 수입↑
ASML 영향, 네덜란드 수입 비중 26.0%로

최근 3년간 우리나라 반도체 생태계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편과 인공지능(AI) 중심의 수요 확대 영향이다.


"AI 나비효과" 3년 만에 확 달라진 한은 '韓 제조업 지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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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27일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 개정판을 발간하면서 "2023년 처음 지도를 내놓은 이후 AI 확산, 중국 제조업의 성장과 보호무역 강화, 친환경 규제 확대 등으로 글로벌 산업 환경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났다"며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제조업의 지역별 생산 구조와 산업별 수출입 구조 역시 빠르게 재편됐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변화는 AI 수요 확대의 영향을 받은 반도체 생태계에서 나타났다. 2022년 말 생성형 AI 서비스인 챗GPT가 공개된 후 데이터센터와 AI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도 AI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생산 품목과 설비투자 방향도 이에 맞춰 조정되는 모습이다. 정성엽 한은 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장은 "이런 변화는 반도체 생산에만 머무르지 않고 제조 장비와 전기장비 산업, 디스플레이와 통신기기 산업까지 이어지며 관련 산업 전반에 직·간접적인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고 짚었다.


우리나라의 국가별 반도체 수출 구조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먼저 대만으로의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대만은 2022년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대상국 가운데 네 번째(수출 비중 9.0%)였으나, 2025년에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19.9%)로 부상했다. 반면 중국은 여전히 최대 수출 대상국이지만, 2022년과 비교하면 수출 금액과 비중이 모두 감소했다. 이 밖에도 국내 제조업 기업의 생산 거점이 다수 위치한 베트남과 미국은 주요 반도체 수출 대상국으로서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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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는 생성형 AI의 확산 이후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것이다. 정 팀장은 "기존 CPU와 범용 D램 중심 수요가 AI 연산에 특화된 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됨에 따라 미국 엔비디아(GPU), 대만 TSMC(첨단 패키징 및 파운드리),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HBM)를 하나의 축으로 하는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이 공고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공급망 재편은 우리나라 기업의 HBM 생산과 수출 확대를 견인하는 한편, TSMC의 첨단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과 엔비디아의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최근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시장 지배력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설계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미국과 대만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이 확대되면서 소재·부품·장비의 수입도 빠르게 늘어났다. 특히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게 유지되고 있다. 정 팀장은 "이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가치사슬별 전문화를 바탕으로 수직계열화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네덜란드의 ASML은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EUV 노광장비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해당 장비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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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첨단 반도체 생산이 확대됨에 따라 반도체 제조 장비의 수입도 함께 늘었다. 이 과정에서 네덜란드에서의 수입 비중이 2022년 22.8%에서 지난해 26.0% 높아지면서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최대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한편 반도체 제조 장비는 네덜란드 외에도 일본과 미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팀장은 "반도체 소재와 부품의 경우 중국, 일본 및 미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아,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주요 소재·부품·장비에 있어 특정 국가와의 공급망 연계성이 높은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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