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 와인 ‘더미 보틀’로 바꿔치기 제안
로비자금 총 7000만원 요구
가짜 제보자 내세워 포상금 7500만원 편취도
檢 “압수물 처분·특사경 지휘 견제 필요”
압수된 와인을 바꿔치기하는 대가로 현금 3000만원을 챙기고, 가짜 제보자를 내세워 밀수 신고 포상금 7500만원까지 타낸 세관 공무원들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9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서 곽중근 전 특수전사령관을 소환해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서울 중앙지검 청사 앞 태극기와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허영한 기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직무대리 박향철)는 27일 "서울세관 6급 공무원 A씨와 B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뇌물 등 혐의로 지난 24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와 B씨는 2023년 8월 와인 업계 종사자 C씨에게 압수한 고가 와인 379병을 진열용 가짜 병인 '더미 보틀'로 바꿔치기해 빼돌려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폐기 지휘를 내릴 검사와 세관 창고장에게 로비해야 한다"며 C씨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12월에는 와인을 넘겨주고 밀수 신고 포상금도 많이 받게 해주겠다며 4000만원을 추가로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22년 '키 성장 영양제' 관세포탈 사건을 동료에게 제보받고도 자신의 여동생이 제보한 것처럼 허위 신고서를 작성한 뒤 포상금 7500만원을 받아낸 혐의도 있다. 관세청은 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12월 대리신고 제도를 폐지했다.
범행은 검찰의 압수물 처분 지휘 과정에서 드러났다. 세관 측은 와인 폐기를 건의했지만, 검찰이 379병 중 363병은 공소시효가 끝났다며 환부를 지휘하면서 바꿔치기 계획이 무산됐다. 이후 이들은 나머지 16병을 빼돌리고 포상금을 더 받게 해주겠다며 추가 금품을 요구했고, C씨가 이를 경찰에 제보했다.
검찰은 "압수물 처분 결정권과 특별사법경찰관리 지휘권이 검사에게 있는 현행법 아래에서도 압수물을 빼돌리려는 시도가 이뤄졌다"며 "1차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 시스템의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현재 발의된 일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압수물 처분 주체를 검사에서 사법경찰관으로 변경해 검사를 처분 주체에서 배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압수물이 몰수 등 형 집행의 대상인 동시에 증거물인 만큼, 공소제기·유지와 형 집행을 담당하는 검사가 최종적으로 처분해야 사법적 통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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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오는 10월 2일 시행되는 공소청법에서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 권한이 삭제되는 점을 들어 "이 같은 부패범죄가 묻힐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사경에 대한 견제 장치가 약화되면 직무상 권한을 악용한 범행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사후에 적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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