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대신 K브랜드 들고 나갔다"…확 바뀐 백화점 해외 전략
백화점 3사, K패션·뷰티 수출 플랫폼으로 변신
직접 출점 대신 팝업·플래그십 확대
리스크 줄이고 브랜드·수수료 수익↑
신규 출점 한계에 부딪힌 백화점업계가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수천억원을 들여 현지에 대형 점포를 짓던 방식에서 벗어나 K패션·뷰티·식음료(F&B)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플랫폼 사업을 키우고 있다. 현지 유통망을 활용해 국내 브랜드를 키우면서 투자 부담은 낮추고 수익성은 높이겠다는 판단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는 최근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팝업스토어와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이들은 현지에 직접 백화점을 운영하기보다 K패션·뷰티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모테산도 더현대글로벌 플래그십스토어 오픈런 전경(왼쪽부터),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 태국 팝업 'K-Experience Fair', 롯데백화점 넥스트랩의 첫 번째 팝업 거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외관.
K-브랜드 들고 해외로
현대백화점은 지난 10일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의 복합쇼핑몰 '도큐 플라자 오모카도'에 해외 첫 정규 플래그십 매장 '더현대(THE HYUNDAI)'를 열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도큐 플라자 오모카도의 2030 방문객은 이전보다 5배 이상 늘었고, 주말마다 개점 전부터 대기 줄이 이어지고 있다. 매출도 당초 목표를 30% 이상 웃돌고 있다.
박동용 현대백화점 더현대글로벌팀장은 "서울의 감각을 담은 공간과 경쟁력 있는 K브랜드가 시너지를 냈다"며 "2030년까지 일본·대만·홍콩 등 아시아 주요 거점에 10여 개 플래그십 매장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K패션 육성 프로그램 '넥스트랩'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서 팝업을 연 데 이어 하반기에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로 무대를 넓힌다. 롯데백화점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베트남과 일본 등 주요 해외 거점에 상설형 K-패션 전문관인 '롯데백화점 넥스트랩'을 공식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도 해외 진출 지원 플랫폼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를 통해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태국과 일본, 싱가포르, 프랑스에서 팝업을 진행했고, 해외 팝업은 2023년 1회에서 지난해 5회로 늘었다. 올해는 10회 개최를 목표로 하며 하반기에는 유럽과 북미, 말레이시아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점포 대신 플랫폼, 달라진 해외 전략
백화점업계의 해외 전략은 달라졌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대형 백화점을 직접 짓거나 임차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막대한 초기 투자비에 현지 소비 부진, 사드(THAAD) 사태 같은 지정학적 변수까지 겹치면서 적자를 내거나 철수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최근에는 현지 유통망을 활용해 K패션·뷰티·식음료(F&B) 브랜드를 소개하는 플랫폼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백화점은 계약과 통관, 물류, 마케팅, 행사 운영 등을 맡고 브랜드는 상품과 콘텐츠 개발에 집중한다. 백화점은 운영 수익과 수수료를 확보하고,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해외 시장성을 검증한 뒤 정규 매장이나 현지 유통망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국내 백화점 시장의 성장 둔화가 있다.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신규 출점 여력이 줄어들면서 새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전체 유통시장 내 백화점 매출 비중은 2022년 15.8%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15.4%, 2024년 14.5%, 2025년 14.2%로 3년 연속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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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해외 팝업은 단순한 판매 행사가 아니라 현지 소비자 반응과 가격 경쟁력, 브랜드 인지도를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라며 "여기서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정규 매장 입점과 현지 유통망, 온라인 판매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면 K-브랜드 플랫폼 사업이 백화점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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