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대비 LNG 공급망 전략 다시 짠다…민간 비축·887만t 저장능력 확충
정부,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확정
도시가스 수요 늘고 발전용은 감소
AI 수급관리시스템 도입·공급선 다변화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 확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대응하기 위해 천연가스 비축체계와 공급망을 전면 재정비한다. 공공 중심이던 비축체계에 민간 참여를 확대하고, AI 기반 수급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2038년까지 LNG 저장능력을 최대 887만t으로 늘리는 등 에너지 안보 강화에 나선다.
산업통상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2026~2038)'을 확정·공고했다. 이번 계획은 향후 13년간의 천연가스 수요 전망과 자원안보, 도입·수급관리, 공급 인프라 확충 방안을 담은 국가 중장기 로드맵이다. 기본 방향은 수급 변동성에 대비한 '수급관리수요' 운영, 자원안보 강화, 공급 인프라 확충을 통한 안정적인 가스 공급체계 구축이다.
정부는 국제 LNG 시장의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 정세 불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LNG 공급망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국내 전력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직수입 확대와 개별요금제 도입으로 국내 가스시장도 다변화되고 있어 기존보다 정교한 수급 관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수요 전망에서는 전체 천연가스 기준수요가 2026년 4591만t에서 2038년 4100만t으로 연평균 0.9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도시가스용 수요는 같은 기간 2356만t에서 2816만t으로 연평균 1.5% 증가한다. 산업용 도시가스 수요가 연평균 2.37% 늘어나는 것이 증가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발전용 수요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전원구성을 반영해 2235만t에서 1284만t으로 연평균 4.5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전력 수요 변동성을 고려한 '수급관리수요'를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총수요는 2026년 4762만t에서 2038년 4767만t으로 사실상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 이는 송전망 구축 지연이나 신규 발전설비 준공 시기, 수소발전 확대 등 불확실성을 반영한 수요로, 향후 장기 LNG 도입계약이나 인프라 확충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가스 수요 변화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 이후 다시 반영하기로 했다.
자원안보 강화도 이번 계획의 핵심이다. 정부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을 근거로 기존 공공 중심의 천연가스 비축체계에 자가소비용 직수입자 등 민간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신규 저장시설 건설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스공사 삼척기지 등 기존 공공 인프라를 국가 비축기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 공공과 민간의 도입·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하는 '천연가스 수급관리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국가 차원의 천연가스 운영 데이터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AI 기반 위기 예측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등 수급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도입 전략도 바뀐다. 정부는 중동 정세와 생산국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공급선을 지속적으로 다변화하고, 해외 자원개발과 연계한 LNG 물량 확보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국제 현물시장 가격 급등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중장기 기간계약 비중을 늘리고 유가와 미국 가스가격(Henry Hub) 등 다양한 가격지수를 활용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LNG 트레이딩 기능도 강화한다. 수급 완충 물량을 확보하고 거래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일본 등 아시아 인접국과 인수기지 공동 활용, LNG 스왑, 긴급 대체 공급 체계를 구축해 공급망 회복력을 높일 계획이다.
공급 인프라도 확대된다. 정부는 2025년 671만t 수준인 LNG 저장능력을 가스공사 당진 제5기지와 민간 저장탱크 증설 등을 통해 2038년 최대 887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광양·울산·여수 등 민간기지에서도 저장탱크 증설이 추진되며, 국가 에너지안보 상황에 따라 추가 저장시설 확보도 검토하기로 했다.
배관망도 확대된다. 정부는 2038년까지 천연가스 주배관을 현재 5346㎞에서 5910㎞로 564㎞ 추가 건설한다. 환상망과 압력보강 구간은 물론 발전소와 직수입자 전용 배관도 확충하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안정적인 LNG 공급을 위해 민간 공급배관과의 환상망 연계도 검토할 예정이다. 기화·송출 설비와 하역부두도 단계적으로 증설해 동절기 피크 수요와 대형 LNG 운반선 증가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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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는 단순히 수요를 전망하는 것을 넘어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공공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비축체계와 AI 기반 수급관리 시스템을 통해 국가 천연가스 공급망의 안정성과 회복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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