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 확인도 없이 외국인 제압…"출입국 단속 과잉"
식료품점에서 작업 중인 외국인 제압
출입국사무소에 단속 절차 교육 권고
"경고 없는 강제력 행사는 인권침해"
적법한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을 미등록 외국인으로 단정하고 신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강제력을 행사한 출입국 단속 행위에 대해 인권침해라는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신분 확인 없이 양손을 제압하는 방식으로 외국인을 단속한 한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대해 자체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단속 업무 수행 직원들이 출입국관리법과 출입국사범 단속 과정의 적법절차 및 인권보호 준칙에 따른 ▲직무수행 기본원칙 ▲보호장비 사용 규정 ▲현장 채증 원칙 등을 준수하도록 교육하라고 지적했다.
진정인은 지난해 6월 식료품점에서 근무하던 중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직원 2명이 단속 근거나 신분 확인 절차도 없이 수갑을 채우려 하는 등 부당하게 강제력을 행사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진정인은 적법한 체류자격을 가진 재외동포였다. 단속 직원들은 사건 현장 인근이 불법 취업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었고 진정인이 커터칼을 들고 작업하고 있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양손을 제압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수갑을 채운 사실은 없었다고도 설명했다.
인권위는 식료품점 내부 CCTV 등을 확인한 결과 단속 직원들이 진정인의 체류자격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커터칼을 들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수갑을 소지한 채 뒤에서 양손을 제압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CCTV만으로 실제 수갑을 채우려 했는지 여부는 입증되지 않았다.
인권위는 단속 직원들이 진정인을 미등록 외국인으로 예단한 채 신분 확인이나 경고 없이 선제적으로 강제력을 행사한 것이 문제라고 봤다. 단지 커터칼을 들고 작업 중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제압에 나선 것은 최소침해 원칙을 벗어난 과잉 대응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또 이러한 행위는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는 게 인권위가 내린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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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관계자는 "먼저 출입국공무원이라고 밝히고 신분증 제시를 요구한 다음 진정인의 행동에 따라 수갑 사용 등 강제력 행사 여부를 판단했어야 했다"며 "저항 의사가 없는 합법 체류자에게 선제적으로 강제력을 행사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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