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애플·엔비디아·구글 초기 발굴한 6대 VC와 투자협력 논의
국민연금과 MOU…벤처투자로 차세대 빅테크 육성 구상
운용자산 450조 VC와 장기 협력망 구축 "국가가 할 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실리콘밸리 주요 벤처캐피털(VC)의 만남을 "삼성·SK 같은 우리나라 빅테크의 다음 타자를 키우자는 결의의 자리"라고 평가하며 "이번 만남은 한 번의 만남, 한 장의 사진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계획으로 대기업을 육성했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 스타트업을 글로벌 자본·시장과 직접 연결해 차세대 대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마틴 카사도 앤드리슨 호로위츠 제너럴파트너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실리콘밸리 벤처투자 밋업에서 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7.26 연합뉴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마틴 카사도 앤드리슨 호로위츠 제너럴파트너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실리콘밸리 벤처투자 밋업에서 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7.2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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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방문을 마친 김 실장은 2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린 '킹메이커 VC들과의 도원결의'라는 제목의 글에서 "24일에는 빅테크(엔비디아·오픈AI·앤트로픽·브로드컴)를 만나고, 25일에는 빅테크를 만든 킹메이커들을 만난 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호텔에서 앤드리슨 호로위츠와 제너럴 캐털리스트, 세콰이어 캐피털,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뉴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NEA), 코슬라 벤처스 등 실리콘밸리의 6개 대형 VC 관계자들과 벤처투자 라운드테이블을 가졌다. 국민연금공단도 참석해 이들 VC와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에는 한국의 혁신 생태계와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고 유망 혁신기업과 글로벌 투자 기회를 공동 발굴하기 위한 장기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참석 VC들은 현재 글로벌 빅테크의 성장 과정에 깊숙이 관여해 온 투자사들이다. 세콰이어는 애플과 엔비디아, 구글에 초기 투자했고,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메타와 인스타그램, 미국 방산 스타트업 앤두릴 등에 투자했다. 코슬라 벤처스는 2019년 오픈AI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최근 서울 사무소도 개설하며 한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김 실장은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빅테크 대부분의 출발점에 이들의 안목이 있었다"며 "그 안목이 이제 한국을 향하고 있다"고 썼다. 이어 이들 VC가 이미 무신사 등 한국 기업에 투자해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다고 소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6개 VC의 합산 운용자산은 3130억달러(약 450조원)에 이른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벤처투자의 성격과 관련해 "수백, 수천조원이 들어가는 빅테크 인프라 투자와는 단위가 다른 게 벤처투자"라며 "500억원만 돼도 메가딜"이라고 설명했다. 자금의 절대 규모보다 초기 단계의 기업을 발굴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투자자의 안목과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대한민국은 글로벌 투자자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대체하기 어려운 혁신의 거점"이라며 비자제도와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투자·금융·해외시장 진출을 종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미 관계를 안보동맹에서 기술동맹·혁신동맹·스타트업동맹으로 확장하자고 제안했다.


참석 VC들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필요한 조건으로 실패 이후에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문화와 적절한 후속 투자를 제시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청년을 비롯한 국민에게 폭넓게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로 전환하겠다며 김 실장과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1차관에게 대학과 투자사를 실질적으로 연결할 방안을 검토하도록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다음 세대의 우리나라 대기업은 삼성과 SK의 방식, 즉 정부 경제개발계획 아래 자라날 수는 없다"며 "선진국 빅테크는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아 세계시장으로 뛰어오른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특정 기업을 선정해 자원과 금융을 집중하던 과거의 산업정책 대신, 민간 투자자가 유망 기업을 선별하고 국가는 규제·비자·금융·해외 진출 여건을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성장정책의 역할을 재설정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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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성장의 방식과 속도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이 세계적인 벤처캐피털인데, 그들과 한국 스타트업을 잇는 일이야말로 국가가 해야 할 역할"며 "이날 만남이 협력의 씨앗이 돼 미래에 스타트업의 큰 숲으로 자라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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