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 입학 비리 관련 시위대 요구 수용
‘바퀴벌레’ 조롱받은 Z세대 단체가 시위 주도

인도에서 의대 입학시험(NEET) 문제 유출 사태를 계기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진 끝에 비리의 책임자로 지목된 교육부 장관이 사퇴했다.


26일(현지시간) AP·AFP 등은 자가트 프라카시 나다 보건가족복지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시위를 주도한 '바퀴벌레국민당(CJP)' 지도부와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인도 '바퀴벌레국민당(CJP)'이 주도하는 시위대가 교육 개혁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 '바퀴벌레국민당(CJP)'이 주도하는 시위대가 교육 개혁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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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슈토시 란카 CJP 대변인은 "우리의 투쟁과 인내가 결실을 맺었다"며 "제기했던 모든 요구가 수용된 만큼 시위를 마무리하고 평화롭게 귀가해달라"고 밝혔다.


정부는 문제 유출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된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의 사임을 받아들였고,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프랄라드 조시 신재생에너지부 장관을 새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이와 함께 ▲의대 입학시험 제도 개편 ▲시험 비리 연루자 조사 ▲시위 참가자에 대한 사법 처리 중단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12년간 모디 내각에서 여러 부처 장관직을 지냈던 프라단 교육부 장관은 반국가 세력이 시위 사태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모디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장관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뉴델리 시위 거점인 잔타르 만타르 광장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환호성을 지르며 승리를 자축했다. CJP 창립자인 아비지트 딥케는 "우리가 해냈다"고 선언했고, 시위 참가자들은 사탕을 나눠주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CJP의 창립자 아비지트 딥케(가운데)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항의 집회 도중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CJP의 창립자 아비지트 딥케(가운데)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항의 집회 도중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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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는 지난 5월 치러진 NEET에서 시작됐다. 약 220만명이 응시한 시험에서 문제 유출과 부실 관리 의혹이 불거졌고, 재시험 논란과 극심한 부담 속에 수험생 여러 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사회적 파장이 컸다.


여기에 수리야 칸트 인도 대법원장이 실업 상태의 청년들을 '바퀴벌레'에 빗댄 발언이 알려지면서 청년층의 분노는 더욱 확산했다. 칸트 대법원장은 이후 특정 허위 학위 소지자를 겨냥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정치 컨설턴트 출신인 딥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풍자 단체 CJP를 만들었다. 청년들은 조롱의 표현을 오히려 단체 이름으로 내세우며 결집했고, CJP는 교육부 장관 퇴진과 시험 제도 개혁 등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시위를 이끌었다.


정부가 요구를 수용하자 25일 뭄바이에서 시위대가 CJP가 이겼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요구를 수용하자 25일 뭄바이에서 시위대가 CJP가 이겼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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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는 단순히 시험 부정에 대한 항의를 넘어 청년 실업과 기회 부족, 모디 정부의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에 대한 불만이 결합하면서 2020~2021년 농민 시위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집회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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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CJP의 급성장을 인도 Z세대의 불만이 집단행동으로 표출된 사례로 평가한다.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인 인도는 15~29세 청년 인구만 약 4억명에 달하지만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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