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입학시험 문제·답안 유출 의혹
강경 진압 불구 반정부 시위 지속

의대 입학시험 유출 의혹으로 시작된 인도 Z세대(1990년대 후반~2000년대생)의 분노가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하면서 교육부 장관이 전격 사퇴했다.


다르멘드라 프라단 인도 교육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올린 공개서한에서 "현 상황을 반국가 세력이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인도의 단 한 명의 학생도 법적 분쟁에 얽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직서를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 오후 예정된 인도 정부와 바퀴벌레국민당(CJP)의 3차 협상을 몇 시간 앞두고 나온 발표다.

2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바퀴벌레국민당의 교육 개혁 요구 시위 도중 한 시위자가 "모든 농담은 작은 혁명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바퀴벌레국민당의 교육 개혁 요구 시위 도중 한 시위자가 "모든 농담은 작은 혁명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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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발표 직후 CJP는 X에 "바퀴벌레들이 이겼다. 민주주의가 이겼다" "이것은 학생들의 승리"라는 게시물을 잇달아 올렸다. CJP의 창립자 아비지트 딥케는 "평화적 수단으로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간디에게서 배웠다"고 X에 썼다. 다만 CJP는 뉴델리 중심부 잔타르만타르 광장에서 진행 중인 시위를 중단하겠다고는 하지 않았다. 유가족 보상, 시위 참가자 형사입건 철회, 시위 진압에 대한 공개 사과 등 요구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5월 인도 의대·치대 입학시험 문제와 정답이 사전에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촉발됐다. 인도 정부는 시험을 취소하고 재시험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 학생 중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청년들의 분노는 오히려 커졌다. 청년 실업률이 심각한 인도에서 의대는 공대와 함께 대표적인 신분 상승의 방법으로 여겨진다.


CJP 창당은 지난 5월 인도 대법원장의 발언에서 비롯했다. 수리야 칸트 대법원장은 "취업도 못 하고 직역에 자리도 없는 바퀴벌레 같은 젊은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카스트 제도 최하층인 달리트 출신의 딥케는 X에 "모든 바퀴벌레가 한데 모인다면 어떨까"라는 글을 올렸고, 수백만 명이 호응하면서 딥케는 바로 CJP를 창당했다.

지난 18일에는 사회운동가 소남 왕축에 대한 강제 입원이 이뤄지면서 농성은 전국적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CJP와 연대해 단식 농성을 벌이던 그를 경찰이 억지로 병원으로 끌고 가자 왕축의 아내는 "불법 구금"이라고 반발했다. 이 사건으로 인도 의회 개회일인 지난 20일 진행한 가두 행진에는 예상을 크게 웃도는 1만여 명이 모였다. 이들이 프라단 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의회로 향하자 경찰은 최루탄과 곤봉으로 진압했다. 하지만 강경 진압은 역효과를 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위가 성난 청년을 넘어 전국의 전문직과 가족 단위 참가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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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악화하자 모디 정부는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모디 총리는 최근 시험지 유출 사건 관련자를 엄벌하기 위한 전담 신속처리 법원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험 주관기관인 국가시험청 직원 47명을 해임하고 교육부 차관도 교체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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