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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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 행위 없이 임대차 계약서만 작성했더라도 해당 서류가 대출 사기에 이용됐다면, 공인중개사에게 사기 방조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최근 대부업체 A사가 공인중개사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울산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사건은 가짜 임차인을 동원한 전세 대출 사기극에서 시작됐다. C씨 등 사기 일당은 임차인을 모집하고 전세계약서 등을 위조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금을 편취했다.


B씨는 C씨의 말만 믿고 실제 중개 행위 없이 전세계약서만 작성해 교부했으며, A사는 이 계약서를 근거로 대출을 실행했다가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자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의 쟁점은 B씨가 중개 없이 계약서를 작성해준 행위가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 방조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앞서 1심과 2심은 B씨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B씨의 행위와 A사가 입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공인중개사가 중개행위 없이 전세계약서만 작성하여 교부한 행위는 공인중개사법상 공인중개사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는 C씨 등의 대출금 편취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방조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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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피고의 과실 및 위 과실과 원고의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공인중개사의 주의의무나 과실에 의한 방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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