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가 SNS에 올린 글이 이끈 감동의 재회
"선생님을 기억합니다" 제자들 댓글 잇따라

30여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퇴직 교사의 손녀가 할아버지의 제자들을 찾는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이를 본 제자들의 연락이 잇따르면서 온라인에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손녀가 SNS에 올린 제자 찾기 게시물과 함께 공개한 사진. 스레드 캡처

손녀가 SNS에 올린 제자 찾기 게시물과 함께 공개한 사진. 스레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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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스레드에는 부산 지역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퇴직한 할아버지가 그리워하는 제자들을 찾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손녀라고 밝힌 A씨는 "부산 양정·연산·망미초 졸업생 여러분, 황경목 선생님을 기억하시나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작성했다.

이어 "주로 저학년 담임을 맡으셨다. 동네와 학교에서 '오토바이 선생님', '할아버지 선생님'으로 유명했다"며 "연세가 많아 기력을 많이 약해지셨지만 여전히 제자 한 명 한 명을 기억하고 그리워하신다"고 전했다.


A씨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꼭 이뤄드리고 싶다"며 "저희 할아버지를 기억하시거나 일화가 있다면 댓글이나 메시지를 남겨 달라"고 당부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제자들의 댓글이 쏟아졌다. 스레드 캡처

사연이 알려지자 제자들의 댓글이 쏟아졌다. 스레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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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제자도 있었다. A씨는 "1994년 망미국민학교 4학년 4반 담임을 맡으셨을 당시 제자였던 박○○님을 많이 그리워하신다"며 "덕문여고에 진학한 뒤에도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꾸준히 편지를 보내줬지만, 답장을 한 번도 하지 못한 것이 평생 마음에 걸리셨다고 한다. 지금도 그 편지를 간직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게시물이 퍼지자 다른 제자들의 추억이 댓글로 이어졌다. 한 제자는 "황경목 선생님은 존경하는 어른"이라며 "친구들이 실수하거나 말을 듣지 않을 때면 회초리로 학생 대신 자신의 허벅지를 내리치며 '내 잘못'이라고 말씀하셨다. 빨간 오토바이를 타고 등굣길에 저를 태워주셨던 기억도 난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제자는 "제 첫 담임선생님이셨다"며 "1학년 때 친구가 의자에 실수했을 때 직접 치워주셨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수업해 주셨다"고 떠올렸다.


황 선생님이 애타게 찾던 제자도 나타났다. 박모씨는 "저를 찾으신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이 쏟아졌다. 10대의 저를 기억하고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선생님 덕분에 잘 살아올 수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공개해 주신) 편지를 통해 10대의 저를 다시 만났다.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지금의 제가 아니라 큰 꿈을 품었던 순수한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며 "선생님을 뵐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이다. 세상을 살아내느라 바빴던 제가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제자들이 남긴 댓글과 메시지를 인쇄해 황 선생님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스레드 캡처

제자들이 남긴 댓글과 메시지를 인쇄해 황 선생님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스레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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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제자들이 남긴 댓글과 메시지를 모두 인쇄해 황 선생님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할아버지가 돋보기 들고 한 글자 한 글자 읽으시다가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셨다"며 "연세가 들면서 자신이 교사였다는 기억마저 희미해졌는데, 제자들이 잊지 않고 불러준 '선생님'이라는 그 한마디에 다시 기억을 떠올리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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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 시절에 이런 미담이 쏟아지는 걸 보면 얼마나 훌륭한 선생님이셨던 걸까", "평생 그리워하는 선생님을 만난 것도 그런 제자를 둔 것도 복이다", "SNS의 순기능", "인생 끝자락에서 제자를 다시 만나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등 반응을 보이며 감동을 나눴다.


최영 인턴기자 zero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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