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정책실장 외신 인터뷰
李대통령, 24일부터 샌프란·남미 7박 11일 순방길
李대통령, '샌프란시스코 AI 선언'…메모리 안정 공급·글로벌 AI 허브 역할 담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대규모 메모리 반도체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건설 사업에도 글로벌 기업들이 수요처와 투자자로 참여하는 확정적 협약을 내놓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방문을 계기로 정부가 발표한 4700조원 규모 '3대 메가프로젝트'를 구체적인 계약과 투자를 통해 보다 현실화하는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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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 대통령의 미국 샌프란시스코·남미 순방에 앞서 로이터·블룸버그·AP·파이낸셜타임스(FT)·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과 가진 간담회에서 "삼성과 SK하이닉스, 네이버 등이 그동안 논의해 온 장기 계약과 새로운 계약·업무협약(MOU)이 이번 계기에 한꺼번에 발표될 것 같다"며 "아주 크고 의미 있는 숫자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가장 큰 것은 메모리 칩의 새로운 장기 계약"이라며 "삼성과 하이닉스가 각각 특정 반도체를 일정 규모로 장기 공급하기로 한 계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계약 상대 기업과 공급 물량, 계약 금액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 AIDC 건설 사업과 관련해서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구체적인 투자·수요 협약이 공개된다. 김 실장은 "지난번에는 2035년까지 한국에 AIDC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면, 이번에는 AIDC 수요기업이나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과 맺은 확정적인 협약 내용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 AIDC 구축과 관련해 글로벌 기업들로 수요처가 확정된 내용이 나오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몇 달 안에 AIDC 추진도 구체화할 수 있고, 이제 부지만 잡으면 되는 단계"라고 했다.


정부는 1단계로 8.4GW 규모의 AIDC를 건설한 뒤 2단계에서 18.4GW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AIDC 투자액만 반도체 생산시설인 팹 건설에 맞먹는 규모가 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특히 김 실장은 이번 계약들이 정부가 제시한 4700조원 규모 3대 메가프로젝트의 현실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 4700조원이라는 숫자가 나왔을 때 너무 크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사실 그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본다"며 "이번에 기업들이 발표하는 숫자를 보면 '이게 사실이구나', '어떤 맥락에서 나온 숫자인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반도체 생산시설 확충은 미국 투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폭발적인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실장은 "주문의 80∼90%는 미국에서 온다"며 "그 주문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에서 팹을 확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폭발적인 수요와 밀접하게 연관된 투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이후 한국 기업들에 미국 내 추가 투자를 압박했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 상무부가 우리 측 카운터파트에 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AI 서밋에서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약 7분간의 연설을 통해 한국의 AI 정책 비전과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역할을 강조할 계획이다. 선언에는 한국이 AI 혁명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를 차질 없이 공급하고,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이어 호남에 제2의 클러스터를 조성해 공급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 담긴다.


또 한국을 글로벌 AI 기업의 안정적인 수요처이자 테스트베드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포함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모두의 AI'를 통해 독자적인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그치지 않고, 에이전트 AI 기능을 결합한 전 국민용 AI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의료·공공 분야에서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독자적인 AI 솔루션을 구축하려는 국가에는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통해 한국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한다.


AI 서밋에는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혹 탄 브로드컴 CEO와 삼성전자·SK·현대자동차·네이버의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다. 이 대통령과 양국 기업인들이 약 1시간 동안 AI 산업의 미래와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아울러 김 실장은 AI 산업의 급성장이 청년 고용과 자산시장에 미칠 부작용도 새로운 정책 과제로 꼽았다. 그는 "현재 나타나는 것은 소문자 k가 아니라 대문자 K자형 성장"이라며 "특히 청년들은 경력을 시작할 수 있는 통로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AI는 단순히 고용을 늘리지 않는 수준이 아니라 사람의 지능을 대체한다는 점에서 과거의 '고용 없는 성장'과 성격이 다르다"며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첫걸음의 기회를 제공할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AI·반도체 기업의 이익 증가로 발생하는 추가 세수는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청년·미래·지역·교육 분야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김 실장은 기금 규모에 대해 "수조원은 당연히 넘을 것"이라며 "법인세뿐 아니라 기업 성과급에 따른 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의미 있는 규모의 재원이 들어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AIDC와 반도체 산업의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해 오는 8월 별도의 에너지 비전도 발표한다. 해상풍력과 태양광, 양수발전, 에너지저장장치(ESS),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을 대상으로 향후 5년 안에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에 국가 재정과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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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탄소중립기본법과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당연히 지킬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새로운 에너지 기술을 가장 먼저 상업적으로 실현하는 나라가 되도록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을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재정 운용의 과제와 관련한 질문엔 "재정 여력은 있지만 어디에 어떻게 지출할지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할 때가 있다"며 "재정은 흑자(surplus)인데 상상력은 적자(deficit)"라고 비유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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