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7 전대 앞두고 발언 수위 높여
"대통령, 특정 후보 되기를 원해"
"저주 아냐", "만날 생각은 없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재차 발언 수위를 높였다.
유 전 이사장은 23일 MBC 라디오 '조승원의 뉴스하이킥' 인터뷰에서 "제가 보기에는 대통령이 계파의 수장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그렇게 하면 모두가 곤란해진다"고 밝혔다. 다음 달 17일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두고는 "대통령은 특정한 후보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며 "친명(친이재명계)을 자처하는 국회의원·정치인들의 여러 말과 행동, 대통령의 그동안 여러 가지 말로 볼 때 명백하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김민석 후보 쪽에서는 '대통령과 호흡 잘 맞는 사람이 대표여야 한다'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한다"며 "정청래 후보는 호흡이 안 맞고 대통령과 계속 엇길로 가면서 자기정치를 했다고, 근거가 뭔지는 모르겠는데 대립선이 그렇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공무원 조직이 아니다"라며 "정치의 영역은 공감과 소통으로 하는 거지 권한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누가 당 대표가 돼도 대통령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그 점을 대통령이 인정하고 직업 공무원들과 호흡 맞추듯이 하면 아무 문제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국정 방향에 대해서는 의도와 방법을 분리해 평가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부터 두 전직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윤석열 정부 출범과 내란, 다시 탄핵과 정권 교체로 이어진 흐름을 언급하며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든 이 충돌의 에너지를 줄이고 정치적 양극화를 완화하려는 의지를 가졌으리라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의 대통령이 될 수는 없지만, 그것이 되려는 지향을 갖고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다만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유 전 이사장은 "대통령이 지난 1년간 해온 방식으로 그것을 할 수 있을까. 내가 볼 때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검찰 독재에서 정치인 이재명을 구해줬던 국민의 요구, 지지층의 소망에 어긋나면서 자기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무너뜨리고 진영을 혼돈에 몰아넣고 시도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여권 일각에서 자신의 발언이 '저주'로 읽히는 데 대해서는 "저는 저주를 하는 것이 아니고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위험한 길로 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최근 발언들이 '조국 대권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는 시각에는 "막 지어내는 것"이라며 "한마디로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이어 '청와대가 조언을 구하며 만남을 요청할 경우 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저는 만날 생각이 없다. 공적인 관계로 충분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유 전 이사장의 이 대통령 비판은 이달 들어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서 "대통령이 매우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고, 본인에게도 해가 되고, 나라에도 좋지 않은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중도·보수 외연 확장 시도가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검찰개혁이 1년 넘게 이뤄지지 않은 이유도 "대통령이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2분뉴스'에서는 이른바 '뉴이재명' 세력의 수장이 이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칭 친명들이 벌이는 난동이 아니고 대통령과 어떤 참모들이 기획해서 집권 직후부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를 생선 가게에 빗대며 '썩은 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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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지난 16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유 전 이사장의 '필연적 실패'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특정인 발언은 별도 입장이나 대응을 가지고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청와대와 이재명 대통령의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 핵심 가치에 대해서는 한 번도 흔들린 적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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