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시술 빙자' 의료용 마약류 불법 투약
단속 피하려고 일반 마취제까지 함께 투약
경찰, 식약처에 덱스메데토미딘 규제 요청
수면을 원한다며 내원한 사람들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적으로 불법 투약하고 수면 마취 상태의 내원자를 불법 촬영하기까지 한 의사 등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의사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주요 투약자 B씨를 구속 송치하고, 같은 혐의로 의사 C씨와 행정실장, 나머지 불법 투약자 등 1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정상적인 의료 목적 없이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 투약하거나 이를 방조하고, 위법한 것을 알면서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받은 혐의를 받는다. A씨의 경우 2021년 7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수면 마취 상태인 내원자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도 있다.
A씨는 2021년 1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자신의 병원에서 수면을 목적으로 찾아온 내원자 7명에게 미용시술을 빙자해 회당 35만원을 받고 총 71차례에 걸쳐 프로포폴 등을 불법 투약했다. 확인된 범죄수익은 약 4000만원으로, 경찰은 현금 거래를 통한 수익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동업 의사인 C씨 또한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같은 방식으로 내원자 8명에게 총 111차례에 걸쳐 프로포폴, 케타민 등을 불법 투약하고 약 4억17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B씨 등 투약자 11명은 수면을 목적으로 의료용 마약류를 1~64차례 불법 투약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별도로 코카인을 소지한 사실이 확인돼 구속됐다.
최근 신종 마약 대용 약물로 빈번하게 적발된 메데토미딘 자료 사진. 이번 사건에서는 이와 같은 계열의 덱스메데토미딘이 마약류 대용으로 오남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원본보기 아이콘경찰 조사 결과, A씨와 C씨는 정상적인 의료 목적 없이 결제 금액에 따라 수면마취제를 투약했다. 미용시술은 생략하거나 형식적으로만 진행했다. 특히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일반 마취제인 덱스메데토미딘을 투약했으며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않거나 마약류 취급 보고를 누락했다.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 1회 투약 비용은 약물 원가의 32배에 달했다. 적발된 투약자 11명 가운데 9명은 30대, 2명은 40대였다. 하루 최대 1350만원을 결제하거나 13시간 동안 의원에 머물기도 했다. 한 투약자는 11개월 동안 64차례 내원해 모두 2억530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덱스메데토미딘'이 의료용 마약류 대용으로 오남용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최근 신종 마약 대용으로 규제 필요성이 제기된 동물용 마취제 메데토미딘과 같은 계열의 성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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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오남용된 덱스메데토미딘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마약류 지정 등 규제 검토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수면마취제 계열 약물이 의료 목적 외에 광범위하게 악용되고 있다"며 "과거 에토미데이트가 오남용으로 문제시된 뒤 13년 만에 마약류로 지정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유사 약물에 대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규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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