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1등은 없어" 한때 1년에 수천억 벌던 국민 브랜드 블랙야크, 돌파구는[상속자들]
블랙야크 아웃도어 시장 침체 속
산업안전으로 돌파구 찾은 블랙야크
기업가치 키운 뒤 합병?
장남 중심 승계 시나리오 '솔솔'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황금기'였다. 주 5일제 시행과 더불어 웰빙 열풍이 맞물리면서 등산은 '국민 취미'가 됐고, 등산복은 일상복이었다. 노스페이스와 K2, 블랙야크는 연 매출 수천억원을 올리는 국민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후 에슬레져(운동경기와 여가를 합친 스포츠웨어)로 패션 트렌드가 옮겨가면서 '아웃도어 제왕'으로 불렸던 블랙야크도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주목할 점은 후계자의 선택이다. 창업주 강태선 회장이 세운 아웃도어 제국이지만, 장남 강준석 대표가 키우는 사업은 안전화와 소방설비 등 산업안전 시장이다. 블랙야크의 미래를 산이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찾은 것이다. 승계의 열쇠도 강 대표가 지배하는 산업안전 상장사 블랙야크아이앤씨 블랙야크아이앤씨 close 증권정보 478560 KOSDAQ 현재가 2,440 전일대비 145 등락률 +6.32% 거래량 47,567 전일가 2,295 2026.07.31 15:30 기준 관련기사 [막 오른 2세경영]⑥'딴 살림' 키우는 블랙야크 후계자 [클릭 e종목]"블략야크아이앤씨, 올해도 매출 고성장 예상" [특징주]블랙야크아이앤씨, 스팩 상장 첫날 20%안팎 급등 의 기업가치에 달렸다.
아웃도어 제국의 몰락
블랙야크는 강태선 회장이 1973년 서울 종로5가에서 등산용품점 '동진사'로 시작해 1990년 동진레저를 세웠다. 강태선 회장이 히말라야 원정에서 본 야크를 모티브로 한 등산복 브랜드 '블랙야크'를 선보인 뒤 2010년 사명까지 블랙야크로 바꿨고, 2020년 BYN블랙야크로 또 변경했다.
블랙야크는 2015년 연결기준 매출 5066억원, 영업이익은 32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정점을 찍던 시기다. 하지만 '황금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코로나19 이후 소비 트렌드가 골프와 러닝, 애슬레저 등으로 이동하면서 아웃도어 시장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아크테릭스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약진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성장 동력을 잃기 시작했다.
블략야크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2020년 2880억원까지 떨어졌다. 코로나 이후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2024년 2978억원, 지난해에는 2917억원으로 다시 감소세다. 영업이익도 2024년 적자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손실폭이 더 커졌다.
해외사업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강준석 대표가 사업 확대를 주도한 미국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NAU)'는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BYN블랙야크는 2014년 말 약 1500만달러, 당시 환율 기준 약 180억원을 들여 나우인터내셔널을 인수했다. 그러나 나우인터내셔널은 인수 이후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자산은 약 4억원에 불과했지만, 부채는 488억원에 달했다. 자본총액은 마이너스 483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매출도 약 7억원, 당기순손실은 약 3억원에 머물렀다.
BYN블랙야크는 나우인터내셔널에 빌려준 자금의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2024년 말 약 35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 강 대표가 주도한 글로벌 브랜드 인수합병이 10년 넘게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지난해 한주케미칼 인수는 그의 경영 능력을 다시 평가받는 시험대가 됐다.
등산복 벗고 산업안전 입었다…블랙야크의 다음 승부수
한주케미칼 인수는 장남이 최대주주인 블랙야크아이앤씨를 통해 이뤄졌다. 블랙야크아이앤씨는 2013년 BYN블랙야크의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회사로 설립돼 2018년 2018년 쇼핑몰 사업부문을 BYN블랙야크에 양도하는 대신 BYN블랙야크 산업안전사업부를 양수, 안전용품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 회사는 2024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C)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는데, 지난해 가스계 소화설비 기업 한주케미칼을 인수한 뒤 외형이 크게 확대됐다. 인수금액은 약 742억원으로, 블랙야크INC는 특수목적법인(SPC)인 에스티베타제일차를 통해 한주케미칼 지분 100%를 확보했다.
인수대금 가운데 블랙야크INC가 직접 부담한 금액은 180억원, 재무적투자자 출자금은 170억원이며 나머지는 차입으로 조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블랙야크INC는 인수 과정에서 SPC에 480억원 규모의 채무보증도 제공했다. 자기자금보다 차입과 외부자금 비중이 큰 거래였던 만큼 인수 초기에는 재무 부담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한주케미칼은 2023년 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이듬해 손실은 70억원으로 확대된 바 있다.
하지만 인수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블랙야크INC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573억원으로 전년보다 51.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3억원으로 11.8%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167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1%, 100% 증가했다.
2011년 설립된 한주케미칼은 소화설비 및 소화기 제조·판매업체다. 한주케미칼이 생산하는 가스계 소화설비는 물을 사용하기 어려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발전소 등에 주로 설치된다.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가 블랙야크INC의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한주케미칼 실적이 12개월 온전히 반영되는 올해 블랙야크INC의 매출이 8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업가치 키운 뒤 합병?…승계 시나리오 '솔솔'
업계에서는 블랙야크아이앤씨를 승계의 핵심키로 꼽는다. 강태선 회장의 장남인 강준석 사장은 블랙야크아이앤씨 지분 53.2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블랙야크아이앤씨 설립 직후부터 대표를 맡았다. 그는 현재 이 회사의 경영자문을 맡고있다. 강 회장의 차녀인 강영순 씨도 22.98%를 보유하고 있다.
강 회장은 비상장사인 BYN블랙야크 지분 78.94%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반면, 코스닥 상장사 블랙야크아이앤씨는 강 회장의 자녀들이 소유한 회사인 것이다.
이 같은 지배구조는 최근 블랙야크아이앤씨의 외형 확대가 승계 작업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강 회장이 보유한 BYN블랙야크 지분을 장남에게 그대로 증여할 경우 수백억원대 상속·증여세가 예상되는 만큼 블랙야크아이앤씨가 BYN블랙야크 지분을 인수하거나, 장기적으로 두 회사를 합병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방안이다.
강 회장의 장녀 강주연 사장이 운영하는 동진레저는 승계의 변수다. 마운티아를 운영하는 동진레저는 2010년 BYN블랙야크에서 인적 분할된 회사로 현재 강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남이 블랙야크INC와 그룹 주력 사업을, 장녀가 동진레저를 각각 맡는 계열 분리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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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업계 관계자는 "강태선 회장이 77세의 고령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왕성한 활동 중인 만큼 지분 승계는 먼 이야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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