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 기업들 예산 긴축 영향
겉치레보다 가성비에 집중

편집자주거대하고 복잡한 중국의 경제, 사회, 문화 방면의 재밌는 이야기를 파헤쳐 알짜배기만 쏙쏙 '압축 해제'해 드리는 연재 기획입니다.

중국인들의 식탁에서 거품이 사라지고 실속과 가성비를 챙기는 먹거리가 주목받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인 화려한 인테리어나 브랜드 프리미엄에 의존하던 외식업체들은 대거 정리되고 대중적인 가격대와 실용성을 앞세운 브랜드가 성장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6개월 동안 205만5200개 외식업체 와르르

중국인들의 식탁에서 거품이 사라지고 실속형 먹거리가 뜨고 있다. AI 생성이미지.

중국인들의 식탁에서 거품이 사라지고 실속형 먹거리가 뜨고 있다. AI 생성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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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 파이낸스는 중국 데이터 제공 서비스 업체 지하인(Geohey)가 발표한 최근 내용을 인용해 작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중국 전역에 약 205만5200개의 외식업체가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동기간 165만 개 신규 업체가 문을 열었지만, 감소 폭은 41만개에 달한다. 전체 사업체 수도 840개에서 798개로 줄어들었다. 특히 신규업체 25%가 6개월도 버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중국 전역 자영업자의 연평균 폐업률은 28.6%로 집계됐다. 전체 3년 평균 생존율은 65.8%에 불과했다. 이는 소규모 상점 10곳 중 3곳이 3년 안에 문을 닫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전체 외식업계 매출을 보면 소비 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작년 총 매출은 5조 80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3.2% 증가했다. 자영업자는 줄어든 반면, 시스템을 갖춘 체인점의 점유율은 2020년 15%에서 작년 25%까지 치솟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 KFC와 피자헛을 운영하는 얌 차이나 홀딩스의 경우 올해 1분기 636개 신규 매장을 열며 8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나 파이낸스는 "외식 산업의 패러다임이 '신규 매장 확장'에서 '기존 고객 심층 관리'로 전환했다"며 "단순히 매장을 여는 것만으로 수익을 내던 시대는 끝났고, 이제는 제품의 상품성과 경쟁력, 촘촘한 운영, 재구매율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中 소비자들, 이제 '체면 가치' 안 따진다  

중국인들의 식탁에서 거품이 사라지고 실속형 먹거리가 뜨고 있다. AI 생성이미지.

중국인들의 식탁에서 거품이 사라지고 실속형 먹거리가 뜨고 있다. AI 생성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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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중국 인기 오프라인 매장들은 메뉴 개발, 음식 맛 등이 아닌 사진 찍기 좋은 인테리어, 바이럴 마케팅 등에 집중했다. 최근 문 닫은 업체의 65%가 모두 한때 SNS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곳으로 분석됐다. 세시간 씩 줄 서고, SNS와 인터넷에서 후기가 넘쳐나던 곳이지만, 이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올해 1인당 평균 300위안(약 6만 5000원)이 넘는 고급 레스토랑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베이징의 인기 레스토랑의 작년 매출은 전년 동기 30% 하락했고, 1인당 평균 가격이 1만 위안(약 217만원)에 달하는 상하이 인기 미슐랭 레스토랑은 2년 반 만에 문을 닫았다.


반면, 1인당 20~80위안(약 4300원~1만 7000원) 가격대의 대중적인 메뉴 주문은 42% 급증하며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했다. 매체는 "사람들이 비싼 음식을 사 먹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남에게 보여주려는 과시하는 소비, 체면치레 등 거품이 꺼진 것"이라고 짚었다.


이는 저출생·고령화, 기업들의 예산 긴축 등 경제적 여건과 더불어 젊은 세대가 셰프의 명성이나 미슐랭 타이틀 대신 실제 가성비에 집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저렴하고 신선한 대형마트 빵 인기 

중국인들의 식탁에서 거품이 사라지고 실속형 먹거리가 뜨고 있다. 중국 샘스클럽. 샘스클럽 공식 위챗.

중국인들의 식탁에서 거품이 사라지고 실속형 먹거리가 뜨고 있다. 중국 샘스클럽. 샘스클럽 공식 위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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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본 곳은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번지던 고가 베이커리와 디저트 업계다. 21세기 비즈니스 헤럴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중국 전역에서 8만 개 이상의 빵집이 사라졌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의 중국 내 매장 수 역시 2019년 557개에서 올해 5월 기준 262개로 반토막이 났다.


이는 달콤한 디저트는 주식이 아니며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 개당 50~60위안에 달하는 동네 빵집의 가격에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빈자리는 대형 마트 내 베이커리 코너가 채우고 있다. 퇴근 후 집 근처 슈퍼나 마트에 들러 저녁거리와 함께 다음 날 아침으로 먹을 빵을 장바구니에 담는 실속형 소비가 정착했다. 크루아상 4개에 9.9위안(약 2100원), 대형 슈크림 8개 한 상자에 14.9위안(약 3200원)이라는 가격이 자리 잡았다. 저녁 8시 이후 진행되는 30% 재고 정리 할인 코너는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재고 떨이 겸 호텔, 대형 마트에서 판매되는 블라인드 박스를 사 먹는 것도 젊은 층들 사이 유행이 됐다. 소비자가 원재료 목록을 꼼꼼히 살피며 저당·저지방·통곡물 등 건강식을 찾는 경향도 한층 강해졌다.


편의점·창고형 마트·무인 매장의 급성장


소비자들의 발길이 가성비와 편의성으로 쏠리면서 유통 채널의 지형도 재편되고 있다.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일정 규모 이상 창고형 멤버십 매장의 소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샘스클럽, 코스트코, 허마프레쉬(허마셴셩) 등은 고품질 상품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무인 매장 역시 매출이 20% 이상 오르는 등 인기다. 브랜드 체인 편의점도 통일된 물류와 품질 관리, 접근성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월 기준 일정 규모 이상 편의점의 소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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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소비 방식이 달라졌다고 입 모은다. 중국 외식·유통 시장의 변화는 소비 침체가 아닌 소비의 질적 변화라면서 "화려한 인테리어나, 과도한 친절을 베푸는 직원들이 아닌 확실한 품질, 건강,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는 업체만이 살아남는 구조조정 단계에 진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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