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감당 못해"…'외국인 알바' 찾는 사장님들
최저시급 1만700원, 사장보다 알바생 더 번다
시장·대학가에서 외국인·유학생 구인 급증
청년 일자리부터 타격…현장 고려 개선 필요
"임금은 오르는데 한국 학생들은 조금만 힘들면 잠수 타기 일쑤예요. 차라리 유학생 구하는 게 속 편합니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외국인 인력을 고용해 국밥집을 운영하는 이모씨(58)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이렇게 말했다. 식당 안에서는 베트남·말레이시아 출신 종업원 3명이 펄펄 끓는 뚝배기를 능숙하게 날랐다. 이씨는 "한국 알바생한테 손님 없다고 한 시간 일찍 들어가라 하면 '꺾기(조기퇴근)'라며 난리가 나지만 외국인들은 흔쾌히 알았다고 한다"며 "근무시간 조율도 수월하고 손님이 몰리는 피크타임에만 맞춰 쓸 수 있으니 외국인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국밥집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남대문시장 일대에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외국인 인력을 채용하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박호수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자영업자들이 내국인 대신 외국인 노동자 채용을 늘리고 있다.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기 쉬워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청년층 일자리가 줄거나 불법체류자 저임금 고용 등 노동시장 왜곡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의결했다. 올해보다 3.7% 올랐다. 2025년 인상률 1.7%, 2026년 인상률 2.9%를 웃도는 상승이다. 주 40시간 기준 월급으로 환산하면 223만6300원,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질 시급은 1만2840원에 달한다. 이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조사한 소상공인 월평균 영업이익 208만8000원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쌀국숫집을 운영하는 박지수씨(43)는 "월세와 식자재비, 세금까지 내고 나면 알바생이 사장보다 더 챙겨가는 달도 있다"며 "요즘은 직업소개소 브로커가 '불법체류자는 시급을 덜 줘도 된다'며 대놓고 홍보하는데 경기가 너무 어려우니 혹하는 순간도 있다"고 토로했다.
자영업 현장의 부담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가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0%가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고용원이 있는 사업체의 92.7%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밝혔으며, 인건비 부담에 따른 대책으로는 '고용 축소 및 신규 채용 중단(38.4%)'을 가장 많이 꼽았다. 고용부터 줄여 부담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내국인 고용은 줄지만 외국인 채용이 늘면서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도 내국인과 동일하게 최저임금과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만 일부 자영업자들은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주 15시간 미만의 단기 근무자를 여럿 고용하는 방식으로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근무시간 조정에 보다 유연하게 응한다는 인식이 현장에 확산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서울 대학가와 주요 시장 일대 자영업자들은 외국인 전용 플랫폼이나 샤오훙수·위챗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외국인 인력을 구하고 있다.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박인숙씨(59)는 "동남아시아 알바생은 관광객 상대로 통역도 되니 더 낫다"고 전했다.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이 올해 1~5월 알바 시장을 분석한 결과 전체 지원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8% 줄어든 반면, 외국인 지원 가능 채용 공고는 88.3% 폭증했다. 특히 외식·음료업의 외국인 채용 공고는 79.0% 늘었다. 고용주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아르바이트생 고용 만족도는 '매우 만족'이 32.3%, '대체로 만족'이 22.6%로 절반 이상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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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의 외국인 인력 의존도를 높이고 나아가 청년층 일자리 시장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건비 부담에 몰린 자영업자가 외국인 고용이나 무인화로 선회하면 청년층 일자리부터 타격을 입는다"며 "업종별 지불 능력을 고려한 구분 적용 등 현장 여건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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