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토의·수정 없이 합의 통과
日에 한국과 협의·2027년 재보고 요구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 사도광산의 해설과 전시에서 광산이 운영된 모든 시기의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도록 요구하는 결정문을 채택했다. 일본이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를 일부 보완한 점은 인정했지만, 강제동원을 포함한 역사를 현장에서 충분히 전달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불명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유족들이 2024년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에서 열린 추도식을 마친 뒤 광산 내 시설물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유족들이 2024년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에서 열린 추도식을 마친 뒤 광산 내 시설물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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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일본 '사도섬의 금산' 보존현황 결정문을 별도 토의와 수정안 제안 없이 합의로 채택했다. 결정문 채택 뒤 한국과 일본 대표단의 별도 발언도 없었다.


채택된 결정문은 사도광산의 해설·전시 전략과 시설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광산 개발의 모든 기간에 걸친 전체 역사를 현장에서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명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전체 역사에 관한 해설·전시 전략이 아직 완전히 마련되지 않았다며 일본이 관련 당사국과 긴밀히 협의해 전시 내용과 시설을 개선하도록 권고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등 자문기구는 일본이 제출한 보존현황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한반도 출신 노동자 관련 내용이 포함된 점 외에는 '전체 역사'가 현장에서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지 판단할 자료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이 마련한 전시는 당시 한국인 노동자의 열악한 작업 환경 등을 소개하고 있지만 '강제동원'이나 '강제노동'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결정문 자체에도 '강제동원'이라는 표현은 직접 들어가지 않았다. 다만 우리 정부는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에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가 핵심적으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가유산청은 일본의 조치가 "일부 진전은 있었으나 아직 충분히 발전되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이 결정문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일본 언론들도 이번 결정을 사도광산의 역사 설명과 현장 전시를 강화하라는 요구로 보도했다.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 정부에 채굴이 이뤄진 모든 시기의 역사 설명과 전시를 보강하고, 한국 등 관계국과 협의하도록 요구했다고 전했다. 일본 현지에서는 강제동원 문제를 직접 부각하기보다 '역사 설명과 전시의 불충분성'에 초점을 맞췄다.


일본은 2024년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당시 한반도 출신 노동자를 포함해 광산의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해설·전시 전략과 시설을 마련하고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열린 추도식에서 강제동원이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과 사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한국 정부가 불참하는 등 약속 이행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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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문에 따라 일본은 개선 조치와 보존 현황을 담은 보고서를 2027년 12월 1일까지 세계유산센터에 다시 제출해야 한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를 토대로 2028년 열리는 제50차 회의에서 일본의 권고 이행 상황을 재검토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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